입력 : 2011.01.17 10:52
마티네 콘서트& 수아레 콘서트
분주하게 아침을 보내고 숨을 고르는 평일 오전 11시. 따뜻한 차 한잔과 음악이 그리워지는 시간이다. 마티네 콘서트는 생활 속의 여유를 찾는 주부들에게 특별한 아침을 선사하며 잠재적인 관객 개발과 클래식의 대중화에 기여해왔다. 다양한 기호와 연령층을 고려한 전문화・특화된 프로그램은 이제 마티네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필수 요소가 되었다. 2010년 국내 정상의 오케스트라와 실내악단의 연주로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던 마티네 콘서트가 2011년에는 신선한 감성의 옷을 입었다.
앙상블 오푸스와 TIMF, 차세대 연주자로 세계무대에서 호평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지용 등 화려한 연주자들의 면면은 여전하다. 여기에 바리톤 카이(정기열)를 진행자로 영입해 스타일리시한 멋을 더했다. 카이는 작곡가 김형석에게 제2의 성시경으로 발탁되고, 소프라노 조수미의 2009년 전국 투어의 파트너가 되면서 화제를 일으킨 크로스오버 가수이자 최고의 유망주다. 서울대 성악과 학사・석사 과정을 거쳐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카이는 KBS 클래식FM '생생 클래식'의 DJ로도 활약하고 있으며, 지난해 3월 마티네 콘서트의 협연자로 나서 뜨거운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올해 마티네 프로그램은 문학・미술・영화와의 만남으로 다채로운 색깔을 띠고 있다. 2월 서곡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3월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속 음악으로 여행을 떠나며, 5월에는 음악과 미술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4월에 듣는 한국 가곡, 10월에 함께하는 클래식에 얽힌 사랑 이야기, 11월의 영화 속 클래식의 선율 등 계절에 어울리는 테마들은 메마른 감성에 촉촉한 단비를 내려줄 것으로 보인다. 마티네 콘서트는 2월부터 매달 셋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에 열린다(7월 제외).
이제 열심히 한 주를 보내고 주말을 기다리는 금요일 오후 9시로 시계를 돌려본다. 집으로 돌아가긴 아쉽고, 뭔가 재미있는 일을 해야 할 것만 같은 시간이다. 근사한 계획을 세우지 못해 갈팡질팡하는 직장인과 연인들의 금쪽같은 금요일 저녁은 수아레 콘서트가 맡는다. 첫 탄생에서 가수 김현철과 함께했던 수아레 콘서트는 올해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정재형을 진행자로 맞았다. 정재형은 그룹 베이시스의 리더로 데뷔, 프랑스에서 영화음악과 작곡을 공부했으며, 솔로 앨범과 영화 OST를 통해 폭넓은 활동을 해온 실력파 뮤지션이다.
정재형의 대표곡으로 2월에 문을 여는 수아레 콘서트의 특징은 장르 간의 교감이다. 4월과 10월에는 각각 캐주얼 재즈곡과 가을에 어울리는 재즈곡이 연주되고, 5월과 8월에는 음악의 유쾌한 일탈이 정점을 이룬다. 클래식 피아니스트와 재즈 피아니스트의 연주, 클래식 성악가와 뮤지컬 배우의 노래를 비교해 감상하는 시간이 기다리고 있으며, 기타와 가야금(서영도, 정민아)의 결합과 함께 퓨전 국악, 아일랜드 음악 등도 연주된다. 공연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젊은 인디 음악가들의 콘서트는 이색적이다. 루시드폴이나 에피톤 프로젝트처럼 서정적인 노랫말과 멜로디의 음악으로 구성된 콘서트는 잔잔한 감흥을 주고, 윤상・김광진 등 실력 있는 싱어송라이터들의 콘서트는 옛 추억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무대다. 수아레 콘서트는 7월을 제외한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밤에 관객을 찾아간다.
계절에 따라, 요일에 따라, 시시각각의 기분에 따라 음악의 기호는 변화한다. 시민의 라이프 스타일과 패턴을 고려해 성공을 거둔 마티네・수아레 콘서트는 올해도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캘린더에 셋째 주 목요일과 마지막 주 금요일을 특별히 표시해두고 기다려보자. 일상에서 찾지 못한 즐거움이 한가득 가슴을 채울 것이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