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T 만들어준 회사가 찾아와… 이번엔 내 음악에 맞춰 그들이 영상을 만든대요"

  • 한현우 기자

입력 : 2011.01.11 03:02

실험적 영상 콘서트 '네오라마' 여는 在日 크로스오버 뮤지션 양방언

"그간 영상에 맞춰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했다면, 이번 공연은 제 음악에 맞춰 그 영상을 재창조하는 무대입니다."

21, 22일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영상 콘서트 네오라마'를 여는 재일(在日) 크로스오버 뮤지션 양방언(51)은 그간 여러 번 영상 콘서트를 열었다. 그가 음악을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를 스크린에 걸고 그 OST를 연주하는 형식이었다. 이번 공연은 반대다. 한국의 미디어 아티스트와 그래픽디자이너가 그의 음악에서 영감을 얻어 영상을 재창조하는 실험적 무대다. 지난 5일 잠시 내한한 그를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에서 만났다.

실험적 영상 콘서트를 여는 양방언은“음악과 영상, 관객이 만나 어떤 공간을 만들게 될지 나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덕훈 기자 dhlee@chosun.com
양방언은 일본 최고(最古)의 애니메이션 회사 '스튜디오 피에로'의 작품 '나루토', '블리치' 등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음악을 만들었고 임권택 감독 영화 '천년학'과 KBS 다큐멘터리 '차마고도', 온라인게임 '아이온' 음악을 만들었다. '네오라마'를 제안한 것은 스튜디오 피에로였다.

"3~4년간 피에로 관계자들이 제 공연에 꾸준히 오더라고요. 그러더니 '새로운 형식의 영상 콘서트를 해보자'고 제안하더군요." 영상 재창작을 위해 피에로는 자신들의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저작권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공연 제작비 전액을 투자했다. 왜 그들은 이 공연을 한국에서 먼저 선보이는 걸까.

"일본에서는 '나루토' 이름만 걸어도 흥행이 됩니다. 그래서 오히려 한국의 반응을 보자는 겁니다. 한국에서 성공하면 일본은 물론 프랑스로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이번 무대엔 피아노와 키보드, 기타, 베이스, 드럼, 바이올린, 아이리시 휘슬로 구성된 밴드가 선다. 양방언은 "일단 작은 무대에 밴드를 맞췄지만 앞으로 더 확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온갖 종류의 하프를 수집하던 양방언은 요즘 음향 엔지니어링에 푹 빠져 있다고 했다. 창조된 소리를 기계로 완성시키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고 했다. 일본 나가노현 산속 마을에 사는 그는 "집이 온갖 음향기기로 가득 차 있다"며 "작곡을 의뢰한 클라이언트가 앉을 곳이 없어서 못 오는 게 좋은 점"이라고 껄껄 웃었다.

공연 문의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