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12.30 11:43
국내외 문제 희극 2편이 신년 벽두에 찾아온다. 연희단 거리패의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연출 이윤택)와 외젠 이오네스코의 대표작 '대머리 여가수'(연출 안석환)다.
'살아있는 이중생 각하'는 '맹진사댁 경사'로 잘 알려진 오영진의 대표작(1949)이다. 해방 후 묻혀 있던 우리 연극 레퍼토리를 재발견하는 의미에서 이윤택에 의해 1991년 부산 가마골소극장에서 공연됐다.
한국 근현대사 최초의 희극작가로 평가받는 오영진은 해방 전후 일본 신극과 서구 연극의 모방단계에 머물러있던 한국연극을 우리의 전통적 정서와 형식으로 재수용한 인물로 손꼽힌다. 전통의 4.4조를 기본으로 한 언어미학과 해학적 인물구성, 다양한 손짓 발짓의 연극성을 통해 전통연희를 근대극으로 발전시켰다. 아울러 몰리에르의 희극 구성에 영향받은 극작술을 보여준다.
해방 전에는 자기 자식까지 징병을 보낸 친일파였고, 해방 후에는 미 군정청 관리들에게 빌붙어 민족재산을 사유화하려는 수작을 부리는 이중생. 그는 어처구니없게도 국제원조기관 직원을 사칭한 랜돌프란 외국인 사기꾼에게 걸려 들어 딸까지 갖다바치고 재산을 몽땅 날릴 지경에 이르게 된다. 궁지에 몰린 이중생은 악덕 변호사 최영후와 짜고 목숨을 담보로 한 사기극을 펼치는데….
이중생 역에 이승헌이 나서고 배미향 홍선주 오동식 등이 출연한다. 1월8일부터 16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대극장. (02)763-1268
악어컴퍼니와 나무액터스, CJ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하는 '무대가 좋다'시리즈 여섯번째 작품인 '대머리 여가수'는 프랑스 작가 외젠 이오네스코의 대표작이다.
연극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동중인 배우 안석환의 첫 연출작이기도 하다. 안석환은 오래 전부터 '대머리 여가수'를 우리 정서에 맞게 각색하여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고자 구상해 왔다. 이번 작품에서 번안, 연출, 출연까지 1인 3역에 도전하는 그를 위해 미술계의 거목 임옥상 화백이 심플하면서도 선 굵은 무대디자인을, 이상봉 디자이너가 전통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스타일의 의상을 책임진다. 그리고 마임이스트 고재경의 참여로 배우들의 자유로운 움직임까지 더해져 배우 안석환이 아닌 연출가 안석환의 첫 연출 무대에 힘을 실어 원작보다 훨씬 신명나고 흥겨운 코믹 소동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외젠 이오네스코의 첫번째 희곡이기도 한 '대머리 여가수'는 반(反)연극의 대표작으로 꼽히며 1950년 5월 프랑스 파리의 녹탕뷜 극장에서 초연된 이래 오늘날까지 쉼 없이 파리에서 공연되고 있다
1월 14일부터 3월 31일까지 대학로 SM아트홀. 안석환 김성기 최광일 정세라 이주원 등 출연. (02)764-8760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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