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홀·쿤스·허스트… 大家의 내공 꽉 찬 小品

  • 손정미 기자

입력 : 2010.12.27 23:21

'월드스타 인 컨템포러리 아트'展

베니스비엔날레에 참가했던 리암 길릭의 작품〈문자 그대로 장소 없음〉. /예술의전당 제공

현대미술 전문지 '파켓(PARKETT)'은 1984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창간된 이후 1년에 세 차례 영어와 독일어로 간행되고 있다. 매 호 '주목할 만한 현대미술 작가'를 선정해 심층 기사를 싣고 작품 제작까지 함께한다. 파켓의 현 편집장은 내년에 열릴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인 비체 쿠리거가 맡고 있다. 파켓은 작가와 협업으로 제작한 작품이 200여점 가까이 됐고, 그중 185명의 작품이 서울에서 처음 전시된다. 전시 이름은 〈월드 스타 인 컨템포러리 아트〉로 굵직굵직한 작가 이름이 그득하다.

팝아트를 대표하는 앤디 워홀을 비롯해 현대미술 작가 중 작품 가격이 가장 비싼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제프 쿤스와 데미언 허스트가 포함됐다. 올해 타계한 조각가이자 화가인 루이즈 부르주아를 비롯해 리처드 세라·게르하르트 리히터·브루스 나우먼·토마스 스트루스·리암 길릭 등 세계적인 거장(巨匠)의 이름이 촘촘하게 들어 있다. 다만 전문지와 작가가 협업하다보니 작품 대부분이 소품이거나 한정된 작품을 제작하는 에디션 작품이다. 파켓은 작품을 주문받아 쉽게 배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작은 크기로 제작했다고 한다. '파켓 에디션'이란 이름으로 제작된 작품들은 평균 1000만원에서 1억원대에 팔리고 있다.

유명 작가의 대작이나 수작을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지만 소품이라도 작가의 기본 철학과 생각을 충분히 들여다볼 수 있다. 제프 쿤스는 풍선 시리즈로 유명한데 노란 풍선이 나왔으며, 루이즈 부르주아는 가족과 성(性)을 주제로 한 드로잉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서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발행됐던 파켓 잡지도 함께 전시되고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전시는 내년 2월 2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입장료 4000~8000원 (02)580-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