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12.16 03:10
'하우스 콘서트' 송년음악회
피아니스트 박창수씨가 꾸리는 '하우스콘서트'의 송년음악회는 '묻지마 콘서트'다. 누가 출연하는지, 프로그램이 뭔지도 공개하지 않고 예약을 받기 때문이다. 홈페이지(www.freepiano.net)에는 "30일 저녁 8시부터 12팀, 30여명이 출연한다"고만 돼 있다. 그러나 작년 콘서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예약날짜를 목이 빠지게 기다린다. 웬만한 무대에선 한두 명 만나기도 어려운 클래식과 국악계의 실력 있는 연주자들이 한꺼번에 나서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열린 송년음악회에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조성진, 클라리넷 주자 이임수와 해금 꽃별, 가야금 송정아, 가수 강산에와 아카펠라 그룹 솔리스츠까지 28명이 나섰다. 관객은 예약에 '성공'한 120명이었고, 예약은 25분 만에 끝났다. 공연장인 서울 도곡동 빌딩 지하 1층의 녹음스튜디오가 그 정도 들어오면 꽉 차기 때문이다.

관객으로 왔던 10대 천재 클라리넷 주자 김한까지 불려나가 즉석 연주를 가졌다. 마룻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쪼그려 앉아야 할 만큼 비좁지만, 연주자의 세밀한 숨결까지 느낄 수 있는 친밀감이 하우스콘서트의 생명력이다.
2002년 7월 서울 연희동 박창수씨 집 2층 거실에서 시작한 음악회는 2008년 중곡동, 2009년 역삼동에 이어 올해는 도곡동에 옮겨 뿌리를 내렸다. 이번 송년음악회는 272회째로 그간 하우스콘서트를 거쳐 간 관객만 1만5000명이 넘는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외르크 데무스도 하우스콘서트를 거쳐 갔다. 다음 달에도 피아니스트 김태형, 첼리스트 송영훈,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박창수씨는 "하우스콘서트엔 늘 최고의 연주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가끔 '깜짝 콘서트'를 열고 있다"면서 "지난 1년간 하우스콘서트에 섰던 연주자들이 공연장 근처에서 대기하다가 하나하나 들어올 계획"이라고 했다. 올해 송년음악회 예약은 21일 오전 10시부터 하우스콘서트 홈페이지에서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