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을 통해 뮤지컬에 데뷔한 SS501 김형준. "내 안의 뻔뻔함에 놀랐어요"

  • 스포츠조선=김형중 기자

입력 : 2010.12.15 09:58

◇'카페인'을 통해 뮤지컬에 데뷔한 SS501 김형준. "배우와 가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는 욕심많은 젊은이다. 홍찬일기자hongil@sportschosun.com
"내 안에 이런 뻔뻔함이 숨어있는지 몰랐어요.(웃음)"
뮤지컬 <카페인>의 한 장면.
'카페인'(백암아트홀)을 통해 뮤지컬에 데뷔한 그룹 SS501의 김형준은 인터뷰 내내 즐거워보였다. 극중 캐릭터 '지민'을 많이 닮은 것 같다고 하자 수긍하면서도 "타고난 성격이 원래 밝고 쾌활해요"라고 덧붙인다.
해맑은 소년같다. 예컨대 "노래할 때는 3분 밖에 무대에 서 있을 수 없지만 뮤지컬은 한시간 반 동안 관객들과 같이 호흡하고 표정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다"는 식이다.
뮤지컬 데뷔작임에도 연기가 꽤 능숙하다. 카페 바리스타 세진(신의정/우금지)의 동료인 소믈리에 '지민'과 멋장이 훈남인 '정민' 1인 2역을 소화하고 있다. 지민을 연기할 때는 토끼이빨을 입에 끼고 안경을 써서 차별화를 시도한다. 여기에 목소리도 하이톤으로 변성하고, 동작에도 과장이 들어간다.
"처음엔 너무 겁나고 무서웠어요.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막상 무대에 서보니 나도 모르게 역할에 적응하고 있는 거예요. 내안에 이런 끼가 숨어있을 줄이야. 지금은 오히려 오버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죠.(웃음)"
물론 실수가 없지 않았다. 그가 꼽은 최악의 실수. 개막하고 며칠 되지 않아서였다. 정민에서 지민으로 변신해야하는데 토끼이빨과 안경 착용을 깜빡 잊고 무대에 섰다. "갑자기 관객들 표정이 좋지 않은거예요. 허걱, 실수를 깨닫고 '어, 잠깐만~'하고 다시 무대 뒤로 들어가 자연스럽게 끼고 나왔죠." 순간적으로 임기응변을 발휘한 자신이 다시 생각해도 대견하다는 표정이다.
인기그룹 멤버로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감회는 어떨까.
"2005년에 데뷔했는데 1,2년차에는 정말 많이 들떠있었어요. 내가 하면 뭐든 다 잘 될 것 같았고…, 현실이 냉정하다는 걸 몰랐죠. 그런 착각에서 벗어난지 이제는 오래 됐어요."
'카페인'을 하면서도 아이돌 출신 티를 안내고 신인배우의 자세로 임하려고 노력 중이다. 더 싹싹하게 인사하고, 선배들의 조언도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제는 분장실에서도 '분위기 메이커'로 애정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주위에서 살짝 귀띔한다.
며칠 전에는 SS501의 친한 동료인 박정민이 응원차 관람하러 왔다. 박정민은 지난해 '그리스'를 통해 먼저 뮤지컬에 입문한 선배. "자꾸 뭔가 알려주겠다,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라며 선배 행세를 하는거에요." '배울 게 없을 것 같아'(웃음) 묻지는 않았지만 박정민은 '김형준의 새로운 모습을 봤다'는 따뜻한 격려를 잊지않았다. 팬카페에도 'SS501에 있었을 때는 전혀 몰랐던 김형준의 새로운 매력을 봤다'는 글이 종종 올라와 그를 기쁘게 한다.
내친 김에 내년에는 드라마에 도전할 생각이다. "주연이든 조연이든 상관없어요. 배우의 이미지를 굳힐 수 있는 캐릭터였으면 좋겠어요."
그에 앞서 1월말까지 '카페인'을 공연한 뒤 2월에 첫 솔로 앨범도 발표할 계획이다. 매사에 긍정적인, 욕심많은 청년 김형준의 얼굴이 환하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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