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12.03 09:58

[OSEN=조경이 기자] 성균관대학교 무용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뮤지컬 '넌센스'를 시작으로 다수의 뮤지컬을 섭렵했던 뮤지컬 배우 김미혜가 올해 뮤지컬 ‘넌센세이션’ 제작자로 변신했다.
2010년 11월 18일부터 2011년 1월 30일까지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 선보이는 뮤지컬 ‘넌센세이션’은 ‘넌센스’ 시리즈 네 번째 작품으로, 좌충우돌 사고뭉치 수녀들의 라스베가스 여행기로 관객들의 배꼽을 잡고 있다.
‘넌센세이션’에서는 좌충우돌 수녀들을 라스베가스 카지노 불빛의 휘황찬란한 분위기로 밀어 넣었다. 경건하고 금욕적인 생활을 하는 것으로만 알았던 수녀들이 카지노에 발을 넣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유쾌하게 펼쳐진다.
- 올해 샘컴퍼니를 설립하고 첫 번째 제작 작품으로 뮤지컬 ‘넌센세이션’을 선보였다. 특별한 이유는.
▲첫 작품은 제가 정하는 것이 아니고 하늘에서 정해주는 것 같다. 제가 ‘넌센스’ 시리즈에 모두 참여했고 제작에 대한 소망은 계속 갖고 있었다. 무대 위에 서면서 나중에는 제작을 해보고 싶은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넌센스’ 제작자인 대중컴퍼니 조민 대표가 지난해 갑자기 돌아가셨다. 그래서 그때 ‘넌센스’ 시리즈를 제가 이어서 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의무감이 들었다. 신랑(배우 황정민)이 흔쾌히 찬성을 해줬다. 시리즈 중에서 새로운 작품을 해야 할 것 같았는데 미국에서 판권을 넘겨줘서 빨리 결정이 됐다. 또 대관도 사실 힘든데 연말에 제가 원하던 공연장에서 하게 됐다.
- ‘넌센스’ 시리즈는 관객들에게 늘 유쾌하고 따뜻한 웃음을 선사한다. 올해 선보이는 ‘넌센세이션’도 그런 맥락에서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넌센스’ 시리즈는 모두 큰 드라마가 있거나 줄거리가 있거나 하지는 않다. 하지만 건강하고 따뜻한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것 같다. 이번 ‘넌센세이션’의 코미디는 사실 올드할 수가 있다. 하지만 너무 감각적인 유머를 하게 되면 수녀에게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그 안에서 웃음을 드리려고 했다. 자극적인 것을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배제하고 건강한 뮤지컬, 유쾌한 뮤지컬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 웃음뿐만 아니라 뮤지컬 노래 가사를 들어 보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고민과 절망을 싸여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는 내용도 감동적이다.
▲‘넌 소중한 사람이고 주님은 너에게 특별한 달란트를 주었다. 원하고자 하는 일이 되지 않더라도 다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도 담고 있다. 수녀가 좋은 마음으로 라스베가스에 갔지만 사기를 맞아서 좌절을 겪게 된다. 절망하고 있었지만 잭팟을 터트려서 다시 희망 안게 된다. ‘좌절하지마. 최고의 패를 쥐고 있어. 구름이 걷히면 밝은 태양이 떠오를 거야’ 등의 가사로 관객들에게 감동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올해 ‘넌센세이션’의 캐스팅도 화려하다. 원장수녀 메리레지나 역에는 양희경과 이태원, 2인자 허버트 역에는 홍지민 김희원, 활달한 성격의 로버트앤 역은 김현진과 김현숙, 덜렁대는 귀여운 수녀 엠네지아 역에는 이혜경과 최우리, 발레리나를 꿈꾸는 레오 역에는 김소향과 이정미가 출연한다.
▲‘넌센스’는 작품이 가진 힘이 있다. 그래서 배우들도 작품의 힘을 알고 선뜻 출연을 흔쾌히 결정해준 것 같다. 배우들이 모두 대본도 안 보고 다 출연을 오케이를 하셨다. 전수경 최정원 정수영씨도 이번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각자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서 같이 참여하지 못했다. 모두들 이번 작품에 참여하고 싶어 하셨다.
▲뮤지컬이 이렇게 시리즈로 오랜 시간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기가 쉽지 않은데 작품의 힘으로 이렇게 오랜 기간 동안 사랑을 받는 것 같다. 그런 힘이 배우들을 움직여서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었던 것 같다. 배우들 개개인의 내공이 보통이 아니다. 다수의 뮤지컬에서 뿜어냈던 그 내공과 연기력이 ‘넌센세이션’에서 앙상블을 이루게 된다.
- ‘넌센세이션’은 라스베가스를 배경으로 해서 의상이나 무대 장치 등이 굉장히 화려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라스베가스에 어울리게 의상이나 소품을 화려하고 예쁘게 하려고 노력했다. 다만 수녀 복을 화려하게 할 때는 수녀의 격은 떨어지지 않게 하면서 아름답게 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정말 수십 개, 수백 개의 아이디어가 나왔고 미국에서의 대사도 한국식으로 바꿔서 한국관객들에게 어필이 되는 유머코드를 만들려고 애를 많이 썼다.
- 수녀복장 위에서 비키니 의상 등 여러 가지 화려한 의상을 덧입혔지만 절대로 수녀복을 벗거나 그 이외의 복장으로는 무대에 한 차례도 서지는 않는다.
▲수녀들은 절대로 남들 앞에서 수녀복을 벗지 않는다. 수녀들끼리 목욕탕에 가도 수녀들끼리는 절대로 옷을 벗지 않는다. 그래서 뮤지컬이지만 그런 종교적인 부분은 지켜줘야 할 부분인 것 같아서 수녀복은 내내 입고 출연한다. 라스베가스 쇼걸의 느낌이 나는 망사스타킹과 하이힐 등 아이디어는 많이 나왔지만 그런 수위를 맞추기 위해서 애를 많이 썼다.
- 남편인 배우 황정민이 뮤지컬 제작에 도움을 많이 줬는지.
▲제일 큰 도움은 내가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많이 줬다. 제가 좌절하고 너무 힘들어할 때도 잘 할 수 있다고 용기를 많이 줬다. 그게 가장 큰 힘인 것 같다. 물론 많지는 않지만 금액적으로 투자자이기도 하다. 남편이 개인적으로 투자를 하셨다. ‘부당거래’가 그래도 흥행이 잘 되고 있으니까 괜찮은 것 같다.
- 앞으로 제작자로서 포부가 있다면.
▲모든 제작자가 마찬가지이겠지만 내가 만든 창작극을 무대 위에 올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라이센스 공연을 제작한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창작극을 만들고 싶어 한다. 정말 나중에 길이 남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그런 꿈과 더불어 모든 관객들에게 판타지를 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공연을 보고 큰 힘이 되고 공연을 볼 때 관객들이 그 순간만큼은 완벽한 판타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공연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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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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