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11.24 03:02
27일 서울서 독주회 여는 피아니스트 김선욱
이번엔 베토벤과 슈만… 독일 대표 피아노曲 선보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김대진을 사사한 김선욱은 2008년 아바도, 정명훈, 바렌보임, 키신 등 쟁쟁한 음악가들이 소속된 매니지먼트회사 아스코나스 홀트(Askonas Holt)와 계약을 맺고 런던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그는 한 번 협연한 오케스트라로부터 거의 "다시 만나자"는 러브콜을 받을 만큼 서구 음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할레 오케스트라와는 해마다 협연을 하고 필 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베를린 방송교향악단과도 여러 차례 연주를 가졌다. 김선욱은 "베토벤 협주곡 5개, 쇼팽 협주곡 2개, 브람스 1번, 바르토크 3번은 언제든지 협연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김선욱이 경기도 고양을 시작으로 부천, 대전, 울산, 부산, 대구를 거쳐 2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마무리하는 첫 전국 순회 독주회를 열고 있다. 지난 18일 고양 아람음악당 연주는 한층 더 탄탄해진 기량과 세심한 해석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김선욱은 베토벤 '최후의 소나타' 3곡 중 첫 번째인 30번과 14번 '월광', 슈만의 '아라베스크' '크라이슬레리아나'까지 만만치 않은 레퍼토리를 메뉴 삼아 2시간 가까이 밀도 있는 연주를 보였다. 앙코르로 연주한 브람스 '인터메조'와 슈베르트 '즉흥곡'까지 그의 장기인 독일 피아니즘의 정수를 골고루 선보인 셈이다.
김선욱은 이번 순회 독주회가 끝나면 2012년 베토벤 소나타 전곡(32곡) 연주회까지 국내 연주를 잠시 중단한다. '피아노의 신약성서'라는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에 너무 빨리 도전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빨리 부딪쳐보고, 깨져보고 싶다"고 말했다. 32곡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물었더니 "1, 3, 5, 8, 11, 13, 14, 15…. 예전부터 연주한 작품들인데, 모두 좋아합니다. 전 좋아하지 않으면 연주를 못 해요." 자기 세계가 분명한 이 젊은 피아니스트는 한 발짝씩 단단한 걸음으로 목표를 향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