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죠, 얼굴만큼 음악도 인정해줘서"

  • 한현우 기자

입력 : 2010.11.09 03:02

재즈 뮤지션 안나 케이, 첫 단독 내한무대

음악만큼이나 미모로 인기를 얻고 있는 젊은 재즈 뮤지션이 말했다. "사람들이 내 음악은 안 좋은데 얼굴은 예쁘다고 하면 기분 나쁠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음악도 좋고 예쁘다고도 하니까 고맙고 좋죠."

오는 20일 서울 KT&G상상마당에서 첫 단독 내한 무대에 오르는 안나 케이(29)와 7일 밤(한국시각) 전화로 인터뷰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그녀는 "아파트에서는 휴대폰 신호가 잘 안 잡힌다"며 거리로 나와 30분이나 통화했다. 덴마크 출신으로 미국과 일본에서 주로 활동 중인 그녀는 이날 저녁 맨해튼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었다.

―오늘 공연은 어디서 하나.

"맨해튼 로어이스트사이드의 '록우드 뮤직홀'에서 공연이 있다. 며칠 전부터 연습해왔는데, 한국 공연을 위한 워밍업이라고 할 수 있다.(웃음) 록우드는 200석 정도 되는 작은 공연장인데 아주 친근한 분위기 때문에 무척 좋아하는 무대다."

한국 관객과도 친숙한 안나 케이는“이번 단독공연에서는 지금 작업 중인 새 노래들도 부를 예정”이라고 했다. /플레이가든 제공
―한국에서 리 릿나워, 잭 리와 함께 공연한 적은 있지만 단독 무대는 처음이다.

"이번엔 일본 재즈밴드 '디멘션'의 기타리스트 마스자키 다카시와 단 둘이 선다. 어쿠스틱 공연이기 때문에 관객과 살갑게 호흡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에서는 밴드 공연을 여러 번 했지만, 이번 무대는 정말 쿨할 것 같다."

―한국 관객에 대한 인상은.

"한국은 무척 친밀한 나라다. 관객들이 아주 적극적이다. 한국에 오래 머물고 싶지만 이번에도 공연 이틀 전에 갔다가 다음 날 아침 뉴욕으로 돌아와야 한다. 새 음반 스케줄이 밀려 있다."

―최근 음반 '터치'에 세계적 기타리스트 리 릿나워가 프로듀서로 참여한 계기는.

"2007년 도쿄 페스티벌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내가 어렸을 적부터 좋아한 뮤지션이어서 내 앨범을 건네줬더니 함께 녹음을 하자고 연락이 왔다. 그와 함께 일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다. 그는 나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게끔 격려해줬다. 매우 주의 깊게 나의 숨은 재능을 발굴해냈다. 그래서 그 음반은 약간 덜 재지(jazzy)하지만 R&B와 솔, 팝까지 두루 담을 수 있었다."

―그래서 당신을 '재즈 가수'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나는 모든 것을 조금씩 갖고 있는(a little bit of everything) 사람이다. 수많은 음악들로부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 재즈 가수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작곡을 많이 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 200곡쯤 된다던데.

"200곡은 안 되고 정확히 190곡이다.(웃음) 병원에 입원해 있던 오빠를 위해 처음으로 노래를 만들었다. 13세 때였다. 나는 작곡을 멈출 수가 없다. 내게 작곡은 일기 쓰기와 비슷하다. 삶을 살면서 받는 모든 느낌과 인상을 노래로 만든다. 내 인생을 노래로 번역한다고나 할까."

―부모가 모두 재즈 연주자라고 들었다.

"아빠는 클라리넷, 엄마는 피아노를 연주하신다. 두 분 모두 덴마크에서 활동하고 있다. 우리는 5남매인데, 오빠들은 피아노와 베이스를 각각 치고, 남동생 둘은 바이올린과 기타를 연주한다. 언젠가 가족으로 이뤄진 밴드로 투어를 하고 싶다." 공연 문의 (02)582-40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