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11.01 23:16
복합장르음악극 '나무'
한 공간에 무용과 음악, 구음(口音)이 섞인다. 피아니스트 임동창이 피아노 줄을 튕긴다. 느리고 영적인 분위기가 강조된다. 무용수들이 방황하듯 천천히 회전하는데, 배우 권성덕이 시를 읊는다. "세상은 봄비에 온몸을 맡긴 채 젖고 있다/ 겨울과 봄 사이에 가는 봄비가 내리고/ 겨우내 숨겨두었던 그리움마저 촉촉이 젖고 있다…." 수도꼭지에서 콸콸 물 쏟아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배우 정동환은 "엎어지고 뒤집히며 아파하는 빗물 소리를 듣습니다"라고 노래한다.

김아라가 연출하는 '나무'(9~10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는 이런 풍경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나무'는 G20 정상회의를 기념해 무대에 올리는 복합장르음악극이다.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는 물의 순환을 따라가면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표현한다. 김아라는 "박상천의 시 13편을 재료로 여러 분야의 예술가가 정서·템포·흐름을 이어가는 음악 중심의 연극"이라면서 "관객은 마지막 장면에 거대한 나무 한 그루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백성희·권성덕·정동환, 소리꾼 오지윤, 무용수 박호빈 등이 무대에 오른다. 프랑스·브라질·말레이시아·토고에서 온 외국인 배우와 무용수들도 참여하는 다국적 공연이다. 공연 전에는 미디어 아티스트 최종범이 극장 외벽에 영상을 쏘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무료. (02)3216-1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