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10.19 16:16

온궁 시니어 예술단, 악극 ‘아빠의 청춘’ 연습에 푹∼
[이브닝신문/OSEN=정유진 객원기자] “인 생 청 춘, 이제부터 시작일세!”
깊은 밤 구성진 노랫소리가 작은 연습실 너머로 울려 퍼진다. 소리의 근원지는 아산시민문화복지센터 5층에 위치한 작은 공연 연습실. 의자에 둘러앉은 10여명의 배우들이 노래를 열창하며 극에 흠뻑 빠져있다. 연습에 몰입 중인 이들은 아산지역 실버 세대로 구성된 ‘온궁 시니어 예술단’이다.
“짧고, 강하게 대화하는 것처럼 들리도록 대사를 하세요. 사회자는 극 초반에 관객들의 관심을 이끌어야 하니 대사 톤을 더 짧고 강하게 해야 되요.”
40대의 젊은 선생에게 나이 지긋한 70대 제자가 쩔쩔맨다.
온양온천시장에서 작은 도장 가게를 하는 김상현 할아버지는 사회자와 홍영감 역을 맡아 1인2역을 소화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 인생은 춤이여!” 간들간들 익살스런 춤사위에 폭소가 터진다.
“어머, 어쩜 그렇게 몸이 야리야리 해 갖고 춤도 잘 춘대요? (웃음)” 동료 배우들은 배꼽을 잡고 웃느라 연습에 집중을 못할 지경이다. 하지만 동료들을 웃음 바다로 내몬 배우는 진지하기만 할 뿐이다.
연기 지도를 맡은 진남수 감독도 터져 나오는 웃음을 막을 수 없다.
벌써 한 달을 훌쩍 넘겨 연습중인 신나는 악극 ‘아빠의 청춘’은 실버 세대로 구성된 온궁 시니어 예술단과 아산지역 실버밴드가 직접 연기와 음악을 담당하는 작품으로 매일 저녁 대본과 안무 연습에 매진 중이다. 오랜 시간 연습에 참여하면서 지칠 법도 한데 연습 시간보다 일찍 나와 대사를 연습하는가 하면 젊은 배우들에게 일대일 교습을 요청할 만큼 열심이다.
“연습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이곳에 나와서 다른 배우들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재미있지. 공연까지 다 끝나면 사는 낙이 없을 것 같아.” 벌써부터 공연 이후가 적적할까 걱정된다는 강정희 할아버지. 이들에게서 실버 세대의 또 다른 즐거움을 엿본다.
고령화 사회에 발맞춰 실버-그레이 문화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한 현실에서 기획, 제작되는 신나는 악극 ‘아빠의 청춘’이 실버 세대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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