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10.14 02:55
'로스트로포비치-EMI 첼로 녹음전집' 나와
카라얀·콘드라신의 지휘 비교하며 듣는 재미 쏠쏠

이번에 나온 '로스트로포비치-EMI 첼로 녹음전집'(CD 26장, DVD 2장)에는 논란을 빚은 이 음반과 함께 1970년 같은 연주자들이 콘드라신의 모스크바 필하모닉과 연주한 공연 실황이 담겨 있다. 카라얀과의 녹음이 못마땅했던 러시아 연주자들은 몇 달 뒤 러시아 지휘자와는 어떤 공연을 남겼을까. 지나치게 차분한 베를린 필의 연주에 비해 콘드라신은 처음부터 오케스트라와 연주자들을 힘차게 몰아간 덕분에 생동감 있고 박력 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1악장에서만 카라얀보다 40초를 줄였을 정도다. 다만 공연 실황이 전체 3악장 가운데 1악장만 실려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로스트로포비치(1927~2007)가 EMI에 남긴 역사적 녹음을 담은 이 박스 세트엔 첼로를 좋아하는 이라면 군침 흘릴 만한 음반이 가득하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 드보르자크·하이든(1·2번)·슈만·생상·쇼스타코비치(1·2번) 첼로 협주곡, 쇼팽·브람스(2번)·프로코피에프·쇼스타코비치 소나타 등이 들어 있다. 또 로스트로포비치가 서방에 망명할 당시 러시아에서 가져온 녹음인 '러시안 레코딩'(1950~1974년)도 포함돼 있다.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2번, 프로코피예프 첼로 소나타 같은 세계 초연 실황 녹음 14편도 담겨 있다. 조지 셸의 클리브랜드 오케스트라, 하이팅크의 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와 각각 녹음한 브람스 '이중협주곡'처럼 같은 작품을 서로 다른 오케스트라와 연주한 음반도 여럿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