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에서 먼저 보고 싸게 보고

  • 박돈규 기자

입력 : 2010.10.07 03:04

서울 무대 앞서 '품질 점검'… 기대작 값 내려 공연

'공연은 안산을 찍고 서울로?'

10월엔 안산문화예술의전당(관장 한진석)에 가면 서울에서 예정된 공연을 싼값에 먼저 볼 수 있다.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연극 '코뿔소' 등 3편이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관객을 만난 뒤 서울로 무대를 옮긴다. 안산이 공연의 품질을 점검하는 트라이아웃(tryout) 시장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관계자는 "기대작을 먼저 올리면 공연장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기획"이라며 "가격도 서울보다 20% 이상 저렴해 마니아를 중심으로 관객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이 공연장은 서울역에서 전철로 80분 거리다.

서울 무대에 앞서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먼저 공연된 뮤지컬‘왕세자 실종사건’. /극단‘죽도록달린다’제공

'왕세자 실종사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올해 이 공연장이 기획한 '우리 뮤지컬의 힘!' 시리즈로 묶여 있다. 연극으로 먼저 공연됐던 '왕세자 실종사건'은 뮤지컬로는 이번이 초연이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올해로 초연된 지 10주년을 맞는 창작 뮤지컬이다.

지난 1~2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한아름 작·서재형 연출)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왕세자 실종 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내용도 형식도 퍼즐을 닮았다. 살구에 얽힌 남녀의 만남 장면을 '되감기(rewind)'로 거듭 강조하는 대목도 재미있다. 조휘·전미도·김지현 등이 출연한다. 19일부터 서울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1544-1555

22일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고선웅 작·김민정 연출)도 8~9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을 거친다. 괴테의 소설이 원작으로, 이뤄지지 않는 사랑의 비극미를 담담하게 포착한다. '발길을 뗄 수 없으면' 등 노래의 멜로디와 감성이 서정적이다. 송창의·박건형이 베르테르, 민영기·이상현이 알베르트, 임혜영·최주리가 롯데 역을 나눠 맡는다. (02)501-7888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초청작인 연극 '코뿔소'는 22~23일 안산에서 공연한 뒤 26~28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으로 올라온다. 프랑스 극작가 외젠 이오네스코의 부조리극으로, 인간의 악마성과 집단적 광기를 보여준다. 지난여름 프랑스 아비뇽축제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02)3673-25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