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으로 하는 건 다 보여드립니다

  • 김기철 기자

입력 : 2010.09.30 03:01

산조 탄생 120주년 기념 음악회

우리 민속 음악의 기악 독주인 산조(散調)의 역사는 보통 조선 말기의 국악 명인인 김창조(金昌祖·1865~1919)가 1890년 진양조장단, 중모리, 자진모리의 틀을 갖춘 가야금산조를 작곡한 것에서 기원을 잡는다. 가야금에서 시작된 산조는 거문고, 대금, 해금, 단소, 피리, 아쟁 등 전통악기 대부분에 활용되면서 한국음악사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됐다.

산조 탄생 120주년을 맞아 10월 3일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병창 및 가야금산조 보유자 양승희(62)씨가 제자 90여명과 함께 펼치는 '가야금축제'가 마련된다. 가야금산조와 가야금병창, 창작곡 등 가야금으로 가능한 모든 것을 보여주는 무대다.

중요무형문화재 양승희씨와 제자들이 김죽파류 가야금산조를 연주하고 있다.

첫 순서는 산조의 원류인 김창조의 가야금산조다. 김창조의 가야금산조는 다양한 음색깔의 변화를 통해 격정과 희열, 통곡과 절규 등 인간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절묘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승희·이지혜·양미희 등 7명이 윤호세의 장구에 맞춰 연주한다. 이어 김창조의 친손녀이자 제자인 김죽파(1911~1989)가 꾸민 김죽파제 가야금병창 '명기명창'을 부른다. '명기명창'은 김죽파·임방울·한성기 등 당대 최고 명창들이 즐겨 부르던 단가로 산천을 유람하면서 유유자적하게 보낸다는 내용이다. 이어 황병기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작곡한 '침향무'와 황의종 부산대 교수가 작곡한 '25현 뱃노래'가 무대에 오른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양승희씨와 그의 제자 등 43명이 함께 연주하는 김죽파류 산조다. 한국산조학회 이사장인 양씨는 김죽파의 제자다. 김죽파는 김창조의 제자 한성기의 가락에 자신의 독자적 가락을 넣은 김죽파류 산조(55분)를 완성했다. 43대의 가야금에서 울려 퍼지는 당당한 울림이 만만찮을 것 같다.

▶김창조 산조 탄생 120주년 기념 음악회=10월 3일 오후 7시, 국립국악원 예악당, (02)3447-7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