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바람' 좀 쐬어볼까

  • 박돈규 기자

입력 : 2010.09.30 03:01

이색 플라멩코·아랍 무용… '서울세계무용축제' 추천작

제13회 서울세계무용축제가 3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쿠바 현대무용 '말손(Malson)'으로 개막한다. 10월 20일까지 호암아트홀, 세종M씨어터 등에서 펼쳐지는 춤판이다. 올해는 대형 작품은 없지만 상차림이 다채롭다. 20개국 58개 단체의 참가작들 가운데 감상 포인트를 뽑았다.

▶공연 일정은 www.sidance.org 참조. (02)3216-1185

영화 같은 춤=축제 개막작 '말손'(사진)은 올해 카리브 댄스비엔날레에서 안무상을 차지했다. 거대한 스크린에 펼쳐지는 거리·해변·하늘 같은 영상이 춤과 화학반응한다. 움직임과 멈춤 사이의 대비, 긴장감도 좋다. 영화처럼 빠르고 부드럽게 흘러가는 현대무용이다. 60분.

아랍권 무용=레바논 현대무용 '오마르 라제의 암살'은 "내 이름은 오마르 라제입니다. 그러나 내 진짜 이름은 아닙니다"라는 선언으로 열린다. 국내에 아랍권 무용이 본격 소개되기는 처음이다. 안무가 오마르 라제는 얼굴을 가리는 동작이나 발작적인 움직임으로 긴장과 공포를 담아낸다. 실제 언론인의 암살 사건에서 착안한 작품이다. 60분.

이런 플라멩코도 있다='황금시대'는 2005년 스페인 최고의 플라멩코로 선정된 작품이다. 무용수 이스라엘 갈반의 플라멩코는 좀 낯설다. 가수·악사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지만 춤의 조각들을 나열하는 식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기 때문이다. 플라멩코 솜씨는 기본이고 손동작이 많은 게 특징이다. 75분.

요시 베르그와 오뎃 그라프=이들 두 이스라엘 안무가에겐 러브콜이 쇄도한다. 이번에 서울로 가져오는 현대무용은 '네 남자, 앨리스, 바흐 그리고 사슴'(45분)과 '어느 더운 나라의 정비공 트리오'(20분·사진). '네 남자…'는 가면을 쓴 네 남자 무용수가 바흐 음악을 배경으로 궁극적인 남자를 찾아가는 과정을 유머러스하게 포착한다. '…정비공 트리오'는 어둠 속에서 남녀 정비공 세 명이 한 덩어리로 바쁘게 움직이는 풍경을 그린다.

춤추는 도시=춤판은 극장 밖에도 있다. 문래동 철제상가 사거리,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등이 춤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의 젊은 춤꾼들이 시멘트 바닥이나 잔디를 무대로 춤을 춘다. 7~25분짜리 무용 공연들(무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