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9.20 03:06
피아니스트 김선욱 초청 '토크 & 콘서트'

진행자인 손범수·진양혜 부부는 연주 중간 중간 김선욱을 불러냈다.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를 다 배웠다면서요?"라고 묻자 김선욱은 "사라 장과 장한나를 다룬 TV 다큐멘터리를 보고 너무 멋있어서 바이올린과 첼로를 배웠어요. 바이올린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예비학교 시험을 봤는데 떨어져서 펑펑 울었습니다. 다음해 피아노로 응시해서 붙었습니다만"이라고 답했다. 하마터면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바이올린이나 첼로 연주자 김선욱이 나왔을 뻔했다.
김선욱은 연주회 섭외 1순위로 꼽히는 '클래식 스타'다. 열한살 때부터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에게 배운 김선욱은 2007년 리즈 피아노국제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자로 뽑힌 뒤 주가가 급상승했다.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올 시즌 아쉬케나지가 지휘하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런던 로열페스티벌홀 정기연주에 데뷔했으며, 2011/2012년 시즌에 다시 초청받았다. 이날 티켓이 넉달 전에 매진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내가 이렇게 치면 관객들은 어떻게 들을까 생각하면 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 음악에 빠져드는 수밖에 없어요." 김선욱의 '고백'까지 들을 수 있었던 이날 공연은 객석에서 손을 뻗으면 무대에 닿을 듯한 아담한 소극장(354석)이라 연주자와 청중이 농밀한 교감을 갖기에 그만이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게스트로 출연하기 위해 이틀 전 독일서 귀국한 손열음과 꾸민 라흐마니노프의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조곡 제2번'이었다. 둘은 가끔씩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경쟁하듯 힘있는 타건(打鍵)으로 역동적인 음악을 빚어냈다.
지난 3월 시작한 '손범수·진양혜의 토크 & 콘서트'는 예술의전당(사장 김장실)이 클래식 대중화를 내건 야심작이다. 손열음(피아노), 김소현(뮤지컬 배우), 곽정(하프), 이루마(작곡·피아노) 등이 출연했고, 백주영(바이올린·10월 16일), 송영훈(첼로·11월 20일), 강충모·이혜전(피아노·12월 18일)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