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욱 미술토크] 만지고 싶은 여성을 그린 화가

  • 글·컨텐츠·사진 제공_서정욱

입력 : 2010.09.01 14:07

앵그르

매끈하고 잡티 없이 맑은 피부는 모든 여성의 소원일 것입니다. 그래서 화장에선 도자기 메이크업이 등장했고, 사진촬영에선 후 보정을 통해 피부를 깨끗하게 변화시키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림 속 여인의 피부를 마치 도자기처럼, 매끈하고 부드럽게 표현한 화가가 있습니다. 19세기 신고전주의를 이끈 화가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입니다.

신고전주의는 로코코의 퇴폐적이며 타락한 문화에 대한 반발로 등장하였습니다. 경박한 사회를 바로잡기 위해 애국적이고 도덕적인 주제를 다루고자 했던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신고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가 바로 앵그르였습니다.

앵그르는 여성 누드에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가 남긴 누드화를 보면 빛나는 피부와, 부드러운 인체곡선, 뚜렷한 윤곽선에서 등에서 나오는 관능적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발팽송의 욕녀'
'발팽송의 욕녀'는 그의 유명한 누드화입니다.

프랑스 아카데미 장학생 시절 과제물중 하나였던 이 그림은 그가 그리고자한 여성의 아름다운 몸, 순결함, 관능미 등의 연구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여성 누드화는 에로틱하고 이국적인 모습으로도 등장합니다. '터키탕', 그리고 '그랑 오달리스크', '노예가 있는 오달리스크'를 보면 그가 동양문화에 관심을 가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앵그르가 30년에 걸쳐 완성한 그림 '샘' 입니다.

'샘'
s자 형태의 곡선으로 여성의 우아한 아름다움을 배가시켰고 그리스 물병 암포라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물과 거품, 그리고 배경 등을 통해 그는 고전의 이상을 그려 내었습니다. 

앵그르는 특유의 사진 같은 묘사력 덕분에 당시 최상급 화가로서 인정받았습니다. 당연히 왕족과 귀족들의 초상화 주문은 줄을 이었겠죠.  그는 초상화에서도 섬세한 피부, 고운 머릿결, 화려한 드레스 등을 이상적으로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대표작 '드 브로그리 왕자비의 초상'을 보면 당시 26세였던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이 살아있는 듯 표현되어 있습니다.  목걸이며 반지 팔찌등과 비단의 푸른 드레스가 절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황금색의 의자표현까지 섬세하고 완벽했던 앵그르의 그림에 우리는 감탄하게 됩니다.

그 밖의 초상화에서도 그의 실력은 드러납니다. '오송빌 백작부인', '마담 드 세논의 초상', '카롤린 리비에르 양', '뒤보세 부인의 초상'등.

'오송빌 백작부인'

 

'마담 드 세논의 초상'
그의 초상화는 정확한 형태감과 깨끗함, 그리고 아름다움으로 주문자의 마음에 쏙 들었고 신고전주의의 위대한 유산으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앵그르는 과거를 중시하고 예술의 정통성을 잇고 보존하려는 신고전주의 화가로서 미술사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는 형태를 중시했고 선을 통한 소묘가 미술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앵그르는 여성누드화와 초상화에서 붓질하나 보이지 않게 채색하는 신고전주의자들의 특징답게 부드럽게 빛나는 도자기 살결을 만들어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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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영상 제공 : 서정욱 갤러리 대표 서정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