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예술, 더 이상 성스러운 분야 아니다"

  • 뉴시스

입력 : 2010.08.31 13:10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인천 경제자유구역 송도 국제도시 내 최첨단 유비쿼터스 도시를 표방하는 ‘투모로우 시티’가 미술 작품으로 가득 찼다.

‘인천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Indaf)’을 위해 모인 국내외 작가 90여명의 작품들이다.

투로모우시티에는 쇼핑몰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입주가 안 돼 허허벌판으로 방치되고 있다. 이를 위해 인천시가 고육지책으로 고안해 낸 홍보 마케팅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페스티벌의 총감독인 노소영(49) 아트센터 나비 관장도 “인적이 드문 데다 세트장 같은 곳”이라고 말할 정도로 텅 비어있다. “이런 곳에서 지난 7개월 동안 6명의 큐레이터와 수많은 스태프가 밤잠을 설치며 잔치를 벌여놨다”며 “무료 전시인 만큼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밝혔다. 그래도 작품은 알차게 채웠다. 전시 주제는 ‘모바일 비전-무한미학’이다.

노 총감독은 “인다프는 모바일 비전을 통해 ‘미래의 미술’을 선보이는 페스티벌”이라며 “예술이 사회에서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다양성과 창의성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세상을 꿈꿔보자는 생각에 이번 전시에 함께 하게 됐다”고 전했다. “배우는 장, 기술과 예술, 미래의 비전이 한 데 어우러져 새로운 세상과 미래 예술의 비전을 제시하는 전시”라는 소개다.

기존의 미술 전시와 차별점도 내세웠다. “미술 작품에 대한 관조나 관람객의 수동적인 참여가 아닌 오감으로 느끼고 관람객과 소통할 수 있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미디어가 가져온 예술의 변화, 미디어가 사물을 인식하고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고 소통하는 전시”라며 “미디어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면서 달리지는 것들을 작품을 통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술에 익숙한 관람객은 이번 작업을 보면 혼돈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람 포인트도 제시했다. “우리 사회 안에서 예술은 20세기까지는 성스러운 영역, 고상한 사치 같기도 하고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디지털 미디어시대로 넘어오면서 더 이상 성스러운 분야가 아니다”며 “교육, 산업, 사회 활동, 의료 등 다양한 분야와 흥미롭고 새롭게 결합했다”고 귀띔했다.

“이제는 예술의 상업화를 걱정할게 아니다”는 판단이다. “소비재가 아닌 생산의 요소가 되면서 부의 증진과 사고를 깨우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예술의 다양한 모습, 모바일 비전 등 고정된 관점에서 사물을 보는 게 아니라 유동적인 사물에 의해 변화된 세계관을 담고 있다”며 “관계자들이 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세계 미디어 아트계의 거장인 로이 에스콧을 비롯한 작가 90여명의 작품 100여점을 선보인다.

류병학 큐레이터가 기획한 ‘모바일아트’전은 모바일로만 볼 수 있는 투모로 아트로 꾸몄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관람객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이용, 주변의 풍경을 촬영해 입김을 불어 화면에 김이 서리도록 한 다음 손가락으로 글이나 그림을 그려 문자이미지로 보내거나, 스마트폰에 탑재된 자이로 센서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뒤집어 물고기를 잡는 게임 형식의 재미있는 프로그램들로 넘쳐난다.

또 안개가 가득한 공간에서 빛과 소리를 눈과 귀가 아닌 온 몸으로 느끼는 ‘지(ZEE)’, 빛을 통해 건축적 형식을 탐구하는 ‘빛의 속도’, 24개 스크린을 4단으로 기둥에 연결해 시간적 차원과 공간적 차원의 관계를 탐구하는 ‘어긋남’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9월 1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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