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8.25 23:40
랑랑 '빈 실황 연주회 음반'
지난 2월 중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랑랑의 음반사 이적 소식은 세계 음악 시장에 잔잔한 파문을 던졌다. 그를 발탁하고 키웠던 도이치그라모폰(DG)을 떠나서 소니 클래시컬로 둥지를 옮긴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었다. 블룸버그 통신을 비롯한 일부 언론은 그의 계약금이 300만달러(35억여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랑랑이 이적 후 첫 결과물로 '빈 실황 연주회 음반(Live in Vienna)'을 내놓았다. 올해 2월 27일과 3월 1일 오스트리아 빈의 무지크페라인(Musikverein)에서 열렸던 독주회를 담은 것으로, 당시 독주회는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베토벤의 고전과 쇼팽의 낭만, 프로코피예프의 현대 등 레퍼토리에 대한 탐식(貪食)은 이번 실황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랑랑은 그동안 조심스럽게 접근했던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번과 23번 '열정'을 베토벤의 본가인 빈에서 꺼내들면서 정면승부를 택했다. 관심과 우려의 눈길이 쏠린 건 어쩌면 당연했다.
올해 28세 피아니스트의 진가가 드러나는 대목은 감각적이고 즉물적인 소나타 3번의 1악장보다 느리고 차분한 2악장이다. 1악장의 손가락은 분명히 현란하지만, 종종 엄격함에서 벗어나 아슬아슬하게 궤도를 넘나든다. 반면 2악장에서 랑랑은 특유의 빛나는 음색으로 눈부신 서정성을 건반에 투사한다. 이 중국 청년이 어릴 적부터 흠모했던 피아니스트가 루빈스타인과 호로비츠라는 사실이 여기서 드러난다. '열정'에서는 명암의 대비를 극대화하면서 최대한 굴곡을 강조한다. 3악장 종결부까지 침착함을 지키는 절제력은 돋보이지만, 인위적으로 비칠 수도 있다.
랑랑은 화려한 이미지와 개인기 때문에 '건반 위의 서커스'라는 혹평부터 '21세기에 걸맞은 예술가'라는 격찬까지 언제나 격렬한 논쟁을 몰고 다닌다. 굳이 개성을 감추려 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음반 역시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 "사랑하거나 아니면 혐오하거나(love him or loathe him)"라는 평처럼 말이다.
올해 28세 피아니스트의 진가가 드러나는 대목은 감각적이고 즉물적인 소나타 3번의 1악장보다 느리고 차분한 2악장이다. 1악장의 손가락은 분명히 현란하지만, 종종 엄격함에서 벗어나 아슬아슬하게 궤도를 넘나든다. 반면 2악장에서 랑랑은 특유의 빛나는 음색으로 눈부신 서정성을 건반에 투사한다. 이 중국 청년이 어릴 적부터 흠모했던 피아니스트가 루빈스타인과 호로비츠라는 사실이 여기서 드러난다. '열정'에서는 명암의 대비를 극대화하면서 최대한 굴곡을 강조한다. 3악장 종결부까지 침착함을 지키는 절제력은 돋보이지만, 인위적으로 비칠 수도 있다.
랑랑은 화려한 이미지와 개인기 때문에 '건반 위의 서커스'라는 혹평부터 '21세기에 걸맞은 예술가'라는 격찬까지 언제나 격렬한 논쟁을 몰고 다닌다. 굳이 개성을 감추려 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음반 역시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 "사랑하거나 아니면 혐오하거나(love him or loathe him)"라는 평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