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마지막 '명성황후'

  • 박돈규 기자

입력 : 2010.08.26 02:57

13년간 주인공 맡은 이태원, 내달 고별무대

‘백성이여 일어나라’를 부르는 이태원. /에이콤 제공
13년 동안 뮤지컬 '명성황후'(연출 윤호진)의 주인공을 맡아왔던 배우 이태원이 9월 1~19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 오르는 '명성황후' 15주년 기념무대를 끝으로 이 작품을 떠난다. 1997년부터 명성황후 역을 해 온 이태원은 "배우로서 하나의 이미지에 갇히는 게 부담스럽고, 후배들을 위해서도 물러나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명성황후'는 쓰러져가는 조선의 운명을 바로잡으려다 시해된 명성황후의 비극을 한국적 리듬과 정서로 살려낸 창작 뮤지컬이다. 1995년 명성황후 시해 100주년에 맞춰 초연한 '명성황후'는 해마다 관객을 만나며 국내외에서 128만명이 본 흥행작이다. 원작 이문열, 각색 김광림, 작곡 김희갑, 작사 양인자, 무대미술 박동우, 안무 서병구, 의상 김현숙 등 제작진부터 중량감이 있었다. 4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친 이 뮤지컬은 답답한 역사극일 것이라는 편견을 깬 음악, 이중 회전무대를 통한 30여회의 무대전환, 현대적 감각이 돋보이는 의상 등으로 한국 창작 뮤지컬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았다.

미국에서 오페라 가수로 활동하다 '명성황후' 뉴욕 공연에 합류했던 이태원은 "'명성황후'는 내게 고향이자 친정이었다"고 했다. 이태원은 "떠나는 무대라서인지 연습 과정부터 마음이 아리고 예전과 다르다"면서 "'이태원의 명성황후'를 사랑해주신 관객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명성황후'는 "왜 이리 아침은 더디 밝는가/ 누가 나에게 빛을 다오/ 어둔 밤을 비춰다오~"로 흐르는 '어둔 밤을 비춰다오'를 비롯해 56곡으로 속을 채운다. 화려하고 역동적인 무과(武科) 시험 장면, 노래 '백성이여 일어나라'로 닫히는 엔딩 등이 볼거리로 꼽힌다. 15주년 기념공연에는 이태원·이상은이 명성황후, 서영주·조영태가 고종, 김진태가 대원군 역을 맡는다. 화·수요일에는 오전 11시 30분 브런치 공연(20% 할인)으로 진행된다.

▶9월 1~19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