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싶고 욕하고 싶다면...더위 탈출 맞춤형 공연장으로

  • 스포츠조선 권영한 기자

입력 : 2010.08.13 17:19

2시간 동안 아무생각없이 웃고 싶다면, 해외여행 다녀온 친구가 미친듯이 부럽다면, 하루종일 상사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육두문자로 날려버리고 싶다면 밑에 언급할 공연들에 주목하자. 답답한 현실을 잊고 싶은 욕구의 허기를 섭섭지 않게 달랠 수 있을 것이다. 한여름 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요즘 맞춤형 피서 공연을 추천한다.
'너와 함께라면'

▶너와 함께 웃음의 폭포에 뛰어들다

연극 '너와 함께라면'과 '웃음의 대학'은 모두 일본의 천재 극작가 미타니 코우키의 작품이다. 스크린이나 TV를 통해 감초 연기를 해온 익숙한 얼굴의 무대 베테랑들이 절정의 희극 본능을 뽐낸다.

너무 열심히 웃다가 땀이 나는 부작용에 주의해야 한다. 배우 안석환 정웅인 김도현(이상 '웃음의 대학') 송영창 이세은 서현철(이상 '너와 함께라면') 등이 촌철살인의 연기력을 선보인다.

'치어걸을 찾아서'

▶스트레스로 '뿔난' 당신을 위한 무한반복 '욕 주문'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해 치어걸을 찾아나선다는 뮤지컬 '치어걸을 찾아서'에는 '욕 주문 타임'이 있다. '멍멍XX, 10+8XX, 더블놈의XX' 등등의 육두문자가 쏟아진다. 앙코르 땐 '함께 욕해 드립니다' 코너를 넣었다. '옷가게에서 환불을 요구했더니 가게 직원이 욕을 하더라', '부장님 때문에 돌아버리겠다' 등등의 사연을 관객들로부터 받고 다 함께 욕을 하는 식이다. 욕설의 집단최면에 빠지는 희열을 맛볼 수 있다.

'미스 사이공'

▶이국적 세트의 향연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손꼽히는 '미스 사이공'은 베트남과 태국을 배경으로 한다. 호치민과 방콕의 밤거리가 사실적으로 재현됐다. 여주인공 킴(김보경 임혜영)과 여성 캐릭터들이 입고 있는 아오자이 의상 역시 이국적 정취를 느끼게 한다. 11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영국에서 발생한 실제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잭더리퍼'는 무대위에 런던 거리를 완성했다. 웅장한 회전무대를 이용, 1880년대 런던 화이트채플 뒷골목이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빌리 엘리어트'

▶광부 아들 빌리와 만년 백수 딸 지원이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2000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무대로 옮긴 작품. 광부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발레리노의 꿈을 키워 나가는 소년 빌리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렸다.

연극 '여보 고마워'는 '친정엄마'를 쓴 고혜정 작가의 원작 에세이를 각색했다. 만년 고시생인 철부지 전업주부 아빠와 커리어우먼 엄마, 아빠가 이상형인 여덟살 딸 지원이의 사랑과 이별을 담았다.

'베로나의 두 신사'

▶개그콘서트 by 셰익스피어

뮤지컬 '키스미 케이트'와 '베로나의 두 신사'는 모두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기초로 한다. 근세 유럽 귀족풍 유머가 21세기 서울 평민들의 배꼽을 마비시킨다. '키스미 케이트'는 남경주 최정원 등과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로의 성공적인 변신을 시도한 아이비가 출연한다. '베로나의 두 신사'는 막장에 가까운 친구의 뼈아픈 배신과 처절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지만 상황을 비트는 배우들의 연기와 대사가 예측불허의 웃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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