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후 '조지킬'이 돌아온다

  • 박돈규 기자

입력 : 2010.08.09 03:03

조승우 '지킬 앤 하이드'로 컴백
가창력·카리스마·완벽 연기… 입대 전 '뮤지컬 신드롬' 일으켜 제대 후 영화보다 먼저 선택

조승우(30)가 '조지킬'(조승우+지킬)로 돌아온다.

10월 말 제대하는 배우 조승우가 11월 28일 서울 샤롯데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 출연한다. 제작사 오디뮤지컬컴퍼니와 조승우의 소속사 PL엔터테인먼트는 "아직 복무가 끝나지 않은 시점이라 조심스럽다"면서도 "조승우가 '지킬 앤 하이드'로 관객을 다시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조승우는 충무로(영화)와 대학로(뮤지컬)를 동시에 지배한 거의 유일한 배우다. 뮤지컬의 경우 발매 당일 초고속 매진, 경매사이트에서 2~3배 표값 상승 같은 신드롬을 낳았다. '캐스팅 0순위'로 꼽히는 그가 2008년 12월 15일 입대하자 "조승우 없는 2년을 어떻게 견딜지 모르겠다"며 아쉬워하는 여성 관객이 많았다.

‘지킬 앤 하이드’무대에서 노래하고 있는 조승우. 제대 후 복귀작으로 이 뮤지컬을 선택했다.
조승우에게 '지킬 앤 하이드'는 특별한 작품이다. 송혜선 PL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조승우의 연기 이력이 '지킬 앤 하이드' 이전과 이후로 나뉠 만큼 의미 있는 뮤지컬"이라고 했다. 이 배우는 2004년 '지킬 앤 하이드' 국내 초연 무대에 오른 후 스타가 됐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헤드윅', 영화 '말아톤' '타짜' 등 대중에게 기억되는 히트작을 줄줄이 내놓은 것이다.

조승우는 입대하면서도 '지킬 앤 하이드'를 통해 작별인사를 했다. 그가 논산훈련소에 입소한 이튿날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지킬 앤 하이드'를 보던 관객은 영상편지로 조승우의 이별 메시지를 만났다. 당시 그는 군 복무를 '여행'이라고 표현하며 "다녀와서 또 '지킬 앤 하이드'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더 좋은 모습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승우의 소속사에는 올 초부터 러브콜이 쇄도했다. 100편에 가까운 시나리오와 뮤지컬 극본이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계의 경우 강동원 김남길 등이 입대하면서 생긴 '주연 공백'을 조승우가 메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그는 먼저 뮤지컬을 선택했다.

'지킬 앤 하이드'는 인간의 선과 악을 분리하는 실험을 했다가 신을 모독했다는 비판에 부딪히는 지킬 박사의 이야기다. 지킬 겸 하이드 역을 맡은 조승우는 발성·호흡·움직임·균형감·가창력은 물론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쳤다. 변신도 이물감 없이 매끄러웠다. 이 뮤지컬의 성공으로 지킬의 노래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도 덩달아 유명해졌다.

'지킬 앤 하이드'에 대해 조승우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작품의 기운인 것 같아요. 초연할 때만 해도 공연 끝나면 질질 끌려나오다시피 부축받아 분장실로 갔어요. 하지만 쏟아내도 뭔가 채워지는 게 있어요. 내가 잃을 게 없다는 게 이 뮤지컬의 매력입니다."

조승우는 서울경찰청 소속 '호루라기 연극단'에서 복무하고 있다. 장애우와 독거노인 위문공연, 어린이 범죄예방 관련 공연을 하는 단체다. 조승우는 조명·음향 담당 스태프지만 가끔 '지금 이 순간'을 부르기도 한다.

인터넷에는 벌써 조승우의 컴백을 기대하는 팬들이 눈에 띈다. 한 블로그에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될 것 같다. 오픈하는 날엔 진짜 정신 차리고 클릭해야지"라는 글이 오르자 "엄청 기대하고 있습니다. 두근두근~♡"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공연 개막까지 100일쯤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