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각양각색의 가족 뮤지컬… 여름방학이 즐거워

  • 김성모 기자

입력 : 2010.07.28 03:08 | 수정 : 2010.07.28 07:25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모차르트·아인슈타인까지…
호화로운 무대세트에 어린이 관객도 공연 참여, 체험 음악 코너도 준비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아름다운 율동과 감미로운 노래에 아이들은 '마법'에 빠진 듯했다.

"여러분들, 지금부터 신화 속 비밀 이야기를 해 줄게요. 이건 비밀이에요. 쉿!"

27일 오전 11시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그리스·로마 신화 메두사를 찾아라' 가족뮤지컬 공연 현장. 무대 위 신화 속 주인공들로 분장한 배우들의 속삭임에 시끄럽게 떠들던 아이들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무대 속으로 빠져들었다.

배우들이 춤을 추면 어린이 관객들은 어깨춤을 들썩였고, 악당 메두사를 주인공이 무찌르자 "와~"하는 환호성이 쏟아졌다.

27일 오전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극장 용’에서 배우들이 가족뮤지컬‘그리스·로마 신화 메두사를 찾아라’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진한 기자 magnum91@chsoun.com

마음 푹 놓고 놀고 싶은 여름방학이 돌아왔지만 여전히 학원과 과외공부에 찌든 아이들에게 '즐거움'과 '교훈'이 어우러진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고 싶다면 가족뮤지컬 공연장을 찾아보자. 올여름에는 특히 각양각색의 가족뮤지컬이 무대를 달구고 있다.

◆무대와 관객석 구별 없는 가족뮤지컬

어린이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춘 가족뮤지컬은 배우들이 무대에서 관객석을 넘나들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이날 '그리스·로마 신화 메두사를 찾아라' 공연장에서도 악당으로 변신한 메두사의 부하 '빵퉁이' '몽퉁이'는 관객석과 무대를 넘나들며 쉴새 없이 방귀 효과음 소리를 냈다. 여신 아프로디테는 무대 위에서 마법을 부려 커다란 빨간·노란·파란색 공을 만들더니 관객들에게 "공을 맨 끝까지 굴렸다가 다시 돌려주세요"라고 외쳤다. 신이 난 아이들은 제 흥을 이기지 못하고 "꺅꺅" 소리를 지르며 운동회라도 하는 듯 공을 머리 위로 굴렸다.

뮤지컬은 메두사의 꾐에 빠져 곤경에 처한 주인공 '코리'가 제우스의 명을 받고 빼앗긴 황금사과를 찾아 여행을 떠나면서 신화 속 12신(神)을 만나는 모험담을 그렸다. 아들 이재만(6)군과 손을 잡고 이날 공연장을 찾은 정윤미(32)씨는 "아이들이 공연에 참여도 할 수 있고, 극중에서 교훈도 얻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공연은 다음달 29일까지. 3만~5만원. 1544-5955

가족뮤지컬 '모차르트 할아버지'는 어린이 관객들과 함께 공연을 진행하며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잘난 척만 하는 어린이 합주반 단원들이 엉망진창 연주를 하다가 모차르트 할아버지를 통해 함께하는 연주의 즐거움을 깨닫는다는 내용이다. 공연 중간에 '4분 음표' '8분 음표' '16분 음표' 등으로 분장한 음표 요정들이 나와 어린이 관객들과 박자놀이를 한다. 구로구 상상나눔씨어터에서 다음달 19일까지. 전석 2만5000원. (02)741-2002

◆만화캐릭터 '도라에몽'에서 과학자 아인슈타인까지

만화 속 주인공들부터 위인전에 등장하는 인물까지 뮤지컬에서는 모든 상상 속 인물이 춤과 노래로 '현실'이 된다.

캐릭터 가족뮤지컬 '내친구 도라에몽'은 작년 초연에 이어 올해는 '별빛 바다의 비밀'이란 주제로 다시 돌아왔다. 악당 대마왕의 마법에 걸린 별빛 바다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펼치는 도라에몽과 친구들의 얘기를 그렸다. 각종 마법도구 소품뿐 아니라 바닷속에 들어온 듯한 무대세트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다음달 29일까지. 전석 4만원. (02)337-2585

과학자가 꿈인 아이들에게는 창작뮤지컬 '아인슈타인 W.H.Y'가 제격이다. 자전거 타임머신을 타고 100년이란 시간을 뛰어넘은 아인슈타인 박사가 2010년 세상으로 날아와 경험하는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꾸몄다. 주관사 ㈜밀레21은 "아인슈타인 박사처럼 어린이 관객들에게 호기심과 창의력을 길러주는 공연"이라고 말했다. 국립과천과학관에서 10월 17일까지. 전석 2만원. (02)529-1003(내선 207)

동물들에 푹 빠진 어린이들이라면 뮤지컬 '어린이 캣츠'의 고양이 주인공들이 기다린다. 뮤지컬계의 고전 '캣츠'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만들었지만, 어른들의 기대도 만족시킨다. 다양한 성격의 고양이들이 자신이 되고 싶은 이상형을 달님에게 빌지만 결국 자신 그대로의 모습이 제일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다는 내용이다. 명보아트홀에서 9월 5일까지. 070-8276-9860

전세계에서 10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인 미국 작가 맥스 루케이도의 '넌 특별하단다'도 온가족을 위한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제작자 극단 '행복자'는 "'너는 그 자체로 너무 소중한 존재다'는 것을 알려주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동화 속 나무 마을을 무대 위로 옮긴 듯, 원목으로 만든 아늑한 무대 세트가 눈길을 끈다. 라이브 효과음악으로 세계 각국의 다양한 타악기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대학로 문화공간 엘림홀에서 다음달 28일까지. 1만5000~2만원. 070-8721-8055

'무적의 삼총사'는 독일 원작 '벨라, 보스, 불리'를 학전 김민기 대표가 번안·연출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사 온 초등학교 3학년 써니가 같은 학교 친구 치나, 풍이 등과 만나서 겪는 이야기다. 학교 폭력, 노인 문제, 이혼 가정 등 다소 무거운 사회 주제를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 무대에 올렸다. 학전측은 "공연을 본 뒤 아이들과 함께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가족 뮤지컬"이라고 말했다.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다음달 22일까지. 1만8000~2만원. (02)763-8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