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헤요 에헤야" 몽금포 타령에 객석도 '들썩 들썩'

  • 부여=김성현 기자
  • 조효정 인턴기자 (미국 시러큐스대 2년)

입력 : 2010.07.23 03:22

부여 찾아간 모테트 합창단

"만약 콘서트홀에 직접 가서 이들의 공연을 보신다면 많은 돈과 시간이 들 거예요."

22일 오후 국보 9호 정림사지 5층 석탑을 마주 보고 있는 백제 왕도(王都) 충남 부여의 청소년수련관. 사회자가 올해 창단 21년을 맞은 대표적 민간합창단인 서울 모테트 합창단을 소개하자 300여 객석을 가득 메운 주부들이 박수를 쏟아냈다. 조선일보가 올해 우리 일상 속에 클래식 음악을 심기 위해 벌이고 있는 '우리 동네 콘서트'의 현장이었다. 상임지휘자 박치용씨의 양손을 따라 반주 없이 합창단이 아카펠라로 아일랜드 민요 종달새를 고운 화음으로 부르자, 시끌벅적하던 장내도 일순간 고요하게 잦아들었다.

22일 충남 부여 청소년수련원 강당에서 서울 모테트 합창단이‘종달새’‘세레나데’‘솔베이지의 노래’등 친숙한 음악들을 주민들에게 들려줬다. /진기주 인턴기자(중앙대 컴퓨터공학 4년)
서울 모테트 합창단은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오광수)와 함께 공연장을 찾기 힘든 지역을 방문해 '음악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다. 대부분 공연장이 전용 음악당이 아니다 보니 실제 공연에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 이날도 지휘대가 따로 없어 지휘자는 무대에서 내려와 복도 중앙에서 합창단을 바라보며 지휘해야 했다. 에어컨 소음 때문에 냉방을 켤 수 없어서 단원들은 한 곡 한 곡 끝날 때마다 연방 땀을 훔쳤다.

하지만 남성 13명, 여성 20명으로 구성된 서울 모테트 합창단이 '몽금포 타령' '자진방아 타령' 등 흥겨운 한국적 흥을 버무리자, 객석은 음악 열기로 가득 찼다. 특히 "얼씨구절씨구 자진방아를 돌려라"로 시작하는 '자진방아 타령' 때는 미처 곡이 끝나기도 전에 우레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지휘자 박씨는 "창단 후 노래 한 곡을 부르면서 두 번 박수 받는 건 처음"이라며 웃었다.

주부 최윤옥(48)씨는 "특히 합창단이 들려주는 우리 민요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보리밭' '고향의 노래' 같은 가곡과 '노래의 날개 위에' '솔베이지의 노래' 등 친숙한 클래식을 곁들인 이날 공연이 끝난 뒤에도 관객들이 좀처럼 자리를 떠나지 않자, 합창단은 동요 '하늘나라 동화', 성가 '아름다운 대지'를 앙코르로 선사했다. 우리 동네 콘서트는 서울시향이 공동주최하고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메세나협의회,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