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음악극 '베로나의 두 신사' 김호영-이율의 유쾌한 수다

  • 스포츠조선 권영한 기자

입력 : 2010.07.15 15:43

작품선 우정-사랑놓고 갈등 … 실제론 No!
섬세한 김호영 - 노력파 이율 "너무 달라요"

"형이 아줌마 마인드라면 저는 아저씨 마인드죠."(이율ㆍ이하 율) "율이는 무섭게 파고 드는 '드릴파' 같아. 나는 너무 센서티브한 '가시파'고."(김호영ㆍ이하 호) 신사들과의 수다는 유쾌했다. 낭만 음악극 '베로나의 두 신사'에 함께 출연하는 뮤지컬배우 김호영 이율을 만났다. '베로나의 두 신사'는 셰익스피어 최초의 희극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베니스의 상인', '한 여름밤의 꿈'과 같은 셰익스피어 대표작들이 탄생하게 된 아이디어의 원천이다. 김호영은 정의감에 넘치는 베로나의 로맨틱 가이 발렌타인 역을, 이율은 사랑에 눈 먼 발렌타인의 절친남 프로튜스 역을 맡았다.
'베로나의 두 신사'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는 김호영(왼쪽)과 이율은 제3의 배우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땡칠이라는 불독이 한마리 등장하는데요. 저희랑 출연료가 비슷해요. 커버(대타 배우)도 있고요. 아마 커튼콜 때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을 거예요.(웃음)"

▶과묵형 아저씨 VS 수다형 아줌마

발렌타인은 견문을 넓히기 위해 대도시 밀라노로 떠난다. 프로튜스는 연인 줄리아(최유하)와의 사랑에 빠져 베로나에 남기로 한다. 발렌타인은 밀라노에서 공작의 딸 실비아(김아선)와 사랑을 나누게 되는데, 뒤늦게 밀라노에 도착한 프로튜스마저 실비아에게 반하고 만다. 발렌타인과 프로튜스는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김호영과 이율은 뮤지컬 '퀴즈쇼'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공동 작업. 배우로서 서로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형은 영리해요. 적재적소에서 임기응변이 뛰어나요. 연습할 때 늘 여유로워 보이는 것도 배우고 싶어요."(율)

"율이는 집에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고 오는 것 같아.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걸 보면서, 참 틀에 얽매이지 않는 친구구나 생각했어."(호)

서로가 보는 연기 스타일은 극과 극이었다.

"율이는 노력형이고 연습파인 것 같아. 집중해서 파고 드니까. 근데 난 오히려 율이가 더 여유로워 보이는데. 난 굉장히 예민하고 완전 가시파거든. 연습하다가 막혔을 때도 율이는 오히려 눈만 껌벅거리면서 '천천히 가자'는 주의인데, 나는 막히면 온 몸이 바짝 긴장되면서 '이제 어떡하지' 이렇게 되거든."(호)

"겉보기엔 제가 진지남 같고 호영 형이 유쾌남처럼 보인다고들 하는데, 실제로는 정반대예요. 형이 더 진지하고, 저는 좀 낙천적이죠."(율)

▶친구의 친구를 사랑해 봤니?

이상형을 묻자 김호영이 선수를 친다. "난 말하는 거나 옷 입는 스타일이 센스있는 여자가 좋아. 이상형이 김원희씨인데. 정말 한번 만나보는 게 소원이야."

이율이 느릿느릿 말을 잇는다. "전 부드러운 여자가 좋아요. 제가 좀 굼벵이 같은 기질이 있어서 그런지, 옆에서 막 닥달하는 사람보다는 부드럽게 이끌어주는 사람이 좋아요."

극중 발렌타인과 프로튜스처럼 친구가 내 여자를 가로채려 한다면? 김호영은 "직접 당해봐야 알겠지만, 생각같아선 용납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와 같은 상황에 빠져본 적은 있는지 물었다.

"그런 적 있어요. 친구의 여자를 좋아했는데 둘이 잘 되더라고요. 혼자 속앓이만 하고 뺏지는 못했죠. 대시 했다가 일이 커질까봐."(율)

"나도 그런 경험 있었어. 생각이 많은 스타일이라 경우의 수를 따져보는 거야. 고백했을 경우에 사실은 되도 문제, 안 되도 문제거든. 그런 게 싫어서 생각만하다가 집어치우게 되는 거지."(호)

▶교감엔 통역이 필요 없어요

'베로나의 두 신사'는 2007년 일본에서 전회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연출을 맡은 영국의 글렌 월포드는 1960년대부터 활동해온 세계적인 셰익스피어 전문 연출가다. 김호영은 "글렌은 배우들에게 많은 부분을 자유롭게 맡기는 스타일이다. 자신이 지시한 걸 배우들이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못할 때 답답하고 짜증이 날 수도 있는데 그 자체를 전적으로 배우가 깨우치게끔 만든다. 배우가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 같다"고 영국인 연출가의 스타일을 분석했다.

"저는 해외 연출과는 첫 작업이에요. 굉장히 낯설고 방식이 다른 것 같아요."(율)

"외국 연출들과 작업할 땐 통역이 있지만 시간이 좀 지나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하는 한국말을 외국인 연출이 알아듣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 '아, 이런 게 교감이구나' 싶은 거지."(호)

'베로나의 두 신사'는 오는 17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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