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미술품 2222점 기증

  • 광주=김성현 기자

입력 : 2010.07.14 02:59

재일교포 하정웅씨 "광주 예술 발전에 보탬 되길"

재일교포 사업가이자 미술품 수집가인 하정웅(河正雄·71·광주시립미술관 명예관장)씨가 광주시립미술관에 네번째로 미술품을 기증했다. 이번 기증품은 재일교포 손아유 등 한·일 작가 43명의 작품 357점이다. 1993년 212점을 기증한 이후 이번까지 18년간 모두 2222점을 기증한 그는 "광주와 처음 인연 맺었던 때의 마음으로 광주의 문화예술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 되는 역할을 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1939년 일본 오사카에서 전남 영암 출신 재일 이주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하씨는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화가 꿈을 접고 공업계 고교를 졸업한 뒤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했다. 그는 "강제징용 등으로 끌려온 재일 한국인의 희생과 고통을 접하면서, 고난받고 학대받는 사람과 약자를 위로하는 '기도의 미술관'을 세우고 싶어 수집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의 수집품 가운데는 재일동포 화가들의 작품이 많다.

그는 일본에서 '기도의 미술관'을 건립하려던 애초 계획 대신, 1993년 광주시립미술관에 첫 기증을 했다. 그리고 6년 뒤 471점을, 2003년에는 1차 기증 10년을 기념해 1182점을 기증했다. 하씨는 "이번 기증작의 상당수는 작가들이 자발적으로 광주시립미술관에 제 이름으로 마련된 컬렉션에 기증해준 것"이라며 "시민들도 작가들의 아름다운 뜻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씨는 광주뿐 아니라, 아버지 고향인 영암군과 조선대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등에도 많은 작품을 기증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하씨의 기증을 기념해 14일 기증식과 '빛2010 하정웅 청년작가초대전' 10주년 기념식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