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7.08 03:07
[리뷰] 쿠이켄 '어깨첼로' 독주회
마치 신제품 시연회 같은 음악회도 있다. 6일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고(古)음악 명인 지기스발트 쿠이켄(Kuijken)의 독주회가 그랬다. '비올론첼로 다 스팔라(violoncello da spalla)'라는 낯선 악기 이름에는 분명 첼로(cello)가 들어가 있었지만, 그는 기존의 첼로처럼 두 다리 사이에 끼우는 대신에, 고정 끈을 목에 걸고 바이올린이나 비올라처럼 오른쪽 어깨 위에 악기를 비스듬히 뉘었다.

"이건 분명히 첼로입니다." 쿠이켄의 연주 직전 해설에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두 다리 사이에 끼우는 현대식 첼로는 18세기 초반에 탄생했고, 그 이전까지는 '어깨 첼로'로 불리는 이 악기로 연주했지요." 쿠이켄의 진지한 설명에, 연주회장은 강연회나 세미나실로 변한 것 같았다.
이날 쿠이켄이 '어깨 첼로'로 시연을 보인 곡은 '음악의 아버지' 바흐(1685~1750)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3번이었다. 파블로 카살스(Casals)부터 므스티슬라브 로스트로포비치(Rostropovich)까지 모든 거장이 '첼로의 구약성서'로 부르며 경전처럼 떠받들던 곡을 그는 과감하게 실험 대상으로 삼은 것이었다. 그가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출신이기에 가능한 '발상의 전환'이기도 했다.
수평으로만 움직이던 활이 바이올린이나 비올라처럼 떠오르니 몸놀림도 한층 자유로워졌다. 쿠이켄은 현대식 첼로보다 한결 빠른 템포로 경쾌하고 사뿐하게 보폭을 가져갔다. 바로크 악기 특유의 거친 맛은 다소 남아있었지만, 잘 포장된 고속도로 대신 한갓진 시골길을 걷는 듯한 정취가 있었다.
바로크 당대의 악기와 연주법으로 바로크 음악에 접근해야 한다는 '시대 연주(period instrument)'가 대안세력을 넘어 어느덧 수권세력으로 훌쩍 성장한 지금도, 쿠이켄의 '어깨 첼로'는 여전히 야당 내의 야당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비록 소수 의견이긴 해도 이날 쿠이켄의 실연(實演)은 옛 서적과 기록에만 존재하던 악기가 바로 눈앞에 튀어나온 듯한 매력과 강한 설득력을 선사했다.
이날 쿠이켄이 '어깨 첼로'로 시연을 보인 곡은 '음악의 아버지' 바흐(1685~1750)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1~3번이었다. 파블로 카살스(Casals)부터 므스티슬라브 로스트로포비치(Rostropovich)까지 모든 거장이 '첼로의 구약성서'로 부르며 경전처럼 떠받들던 곡을 그는 과감하게 실험 대상으로 삼은 것이었다. 그가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출신이기에 가능한 '발상의 전환'이기도 했다.
수평으로만 움직이던 활이 바이올린이나 비올라처럼 떠오르니 몸놀림도 한층 자유로워졌다. 쿠이켄은 현대식 첼로보다 한결 빠른 템포로 경쾌하고 사뿐하게 보폭을 가져갔다. 바로크 악기 특유의 거친 맛은 다소 남아있었지만, 잘 포장된 고속도로 대신 한갓진 시골길을 걷는 듯한 정취가 있었다.
바로크 당대의 악기와 연주법으로 바로크 음악에 접근해야 한다는 '시대 연주(period instrument)'가 대안세력을 넘어 어느덧 수권세력으로 훌쩍 성장한 지금도, 쿠이켄의 '어깨 첼로'는 여전히 야당 내의 야당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비록 소수 의견이긴 해도 이날 쿠이켄의 실연(實演)은 옛 서적과 기록에만 존재하던 악기가 바로 눈앞에 튀어나온 듯한 매력과 강한 설득력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