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노민의 생애 첫 연극 '추적' 도전기

  • 스포츠조선 권영한 기자

입력 : 2010.06.21 10:52

2인극 부담 살 4㎏ 빠져… 아내 김보연이 말렸었죠

"카메라 앞에선 아무리 사람이 많아도 긴장 안됐는데. 연극은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끝까지 미실의 옆을 지켰던 설원 전노민이 생애 첫 연극 도전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연극 '추적'은 1970년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에 처음 올라간 미스터리 심리극. 한물 간 추리소설작가인 앤드류(전노민 양재성)와 건장한 이탈리아 청년 마일로(박정환 이승주)가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이야기다.

첫 공연은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도 안난다. 시작 전까지는 긴장이 안됐는데 무대 위에 올라가는 순간 온 몸이 마비됐다. "2초 동안 머리가 멍했어요. 이 긴 대사를 중간에 까먹으면 어쩌나 정말. 두번째 날까지 증상이 계속됐어요. 세번째 날이 되면서 조금씩 나아지더라고요. 참 얼마 전에도 한 번 바짝 긴장한 적이 있었어요. 처음으로 만석이 된 날이었죠.(웃음)"

연극 '추적'에서 한물 간 추리 소설 작가로 출연하는 전노민이 분장을 하고 있다.

▶아내 김보연이 연극 출연 말린 이유

전노민과 김보연은 연예계의 소문난 잉꼬부부다. 2004년 결혼했다. 연기 경력에서도, 나이에서도 김보연이 한참 선배다.

드라마 '황금물고기'(MBC)에 출연 중인 김보연은 방송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손수 음식을 해서 전노민을 응원온다.

"처음엔 아내가 제 연극 출연을 반가워하지 않았어요.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연습시간도 길고, 매일 라이브로 공연을 해야 하는 부담감도 있고. 몇 달 동안 꼼짝없이 여기 묶여 있어야 한다는 것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김보연은 전노민의 공연을 객석에 앉아서 볼 자신이 없었다. "드라마랑 다르게 제가 라이브로 연기하는 걸 봐야 하니까 많이 불안하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김보연은 결국 공연 폐막 이틀 전인 18일에야 객석에 앉아 남편의 공연을 지켜볼 수 있었다.

▶방은진 감독의 "오해하지 말고 들어"

공연장엔 그의 지인들이 많이 찾아왔다. 방은진 감독도 그중 하나였다.

"방 감독이 얼마전에 혼자 와서 공연을 보더니 끝나고 나서 저한테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으라'며 몇말씀을 해줬어요. '더 세게 해도 될 것 같다'는 충고였죠. 무대 연기가 드라마랑 비슷하게 나오는 것 같은데 상대 배우의 톤과는 별개로 본인만의 톤을 갖고 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었죠."

공연은 시간이 갈수록 다듬어졌다. 주변의 지적과 자체적인 토론을 거쳐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따끔한 지적을 해주시는 분들에게 늘 감사해요. 공연 초반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수정을 했어요. 지루해 하는 부분에선 코믹한 내용을 약간씩 넣기도 하고요."

연극 '추적'의 한 장면.

▶남자 2인극 부담감에 4㎏ 홀쭉

남자 2명이 나와서 2시간 내내 추리와 논리로 치고받는 작품인 만큼 대사량이 많다.

"혼자 하는 대사라면 힘들었을텐데 둘이 같이 하니까 어렵지 않았어요. 연극이나 드라마나 영화나 대사 외우는 건 똑같아요. 완전히 그 감정에 빠져들면 대사 자체가 내 혀에 익숙해져요."

배우로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도전이지만 힘든 점도 많았다. "평소에는 아무리 운동을 해도 1㎏ 빼기가 쉽지 않더니, 이번 연극을 하니까 4㎏이 쪽 빠졌더라고요. 저울이 고장난 줄 알았다니까요. 만약 연극 제의가 또 온다면 이번보다는 좀 더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질 것 같은데요.(웃음)"

'추적'을 마친 전노민은 드라마와 영화 쪽에서 제의 들어온 작품을 놓고 스케줄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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