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5.12 23:35
레바논 출신 파이프오르간 연주자 나지 하킴
중동의 레바논, 거대하고 웅장한 건반악기인 파이프오르간, 프랑스 출신의 현대음악 작곡가 올리비에 메시앙(1908~1992)은 언뜻 별반 연관이 없는 듯 보인다. 하지만 오는 20일 내한하는 레바논 출신의 오르간 연주자 나지 하킴(Hakim·55)에게는 이 셋이 마치 삼위일체(三位一體)처럼 하나를 이루는 말이다. 메시앙이 1931년부터 1992년까지 오르간 연주자로 60여년간 봉직했던 프랑스 파리 성 트리니테 성당의 후임 오르가니스트가 하킴이다.
1975년 레바논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하킴은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던 공학도였다. 하지만 전쟁 발발과 함께 학교가 폐쇄됐고, 하킴은 파리의 국립 정보통신공대(ENST)로 유학을 떠났다.
1975년 레바논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하킴은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던 공학도였다. 하지만 전쟁 발발과 함께 학교가 폐쇄됐고, 하킴은 파리의 국립 정보통신공대(ENST)로 유학을 떠났다.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어려서부터 언제나 음악인이 꿈이었지만 아버지는 '음악인으로 성공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공학을 함께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하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리에서도 그는 오르가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장 랑글레를 만났고, 10년간 오르간 공부를 계속하면서 결국 음악인의 길에 들어섰다.
5세 때 레바논 베이루트의 성심(聖心)학교 예배당에서 오르간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이 악기는 그에게 '첫사랑'이었다. "매일 아침 7시 반에 예배가 시작됐고, 처음 들어갔을 때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낯설지만 신비로운 소리가 들려왔어요."
하지만 하킴이 메시앙의 후임자로 임명될 당시 진통이 적지 않았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주지 않았지만 심사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반대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타계 두 달 전 메시앙이 제가 연주하고 있던 성당으로 찾아와 '당신처럼 오르간을 즉흥연주하는 사람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격려해줬어요. 작곡가의 부인 이본 로리오 여사가 그 말을 성당에 전하면서 강하게 요구했고, 결국 제가 임명됐죠."
이번 내한무대에서 하킴은 메시앙의 오르간 곡 '성령의 바람', 바흐의 '전주곡과 푸가 E단조'와 함께 자신의 오르간 곡을 들려준다. 하킴은 "종교와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누구와도 다른 독창적이고 내밀한 작품을 남겼다는 점이 메시앙 음악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나지 하킴 파이프오르간 연주회, 20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399-1114
5세 때 레바논 베이루트의 성심(聖心)학교 예배당에서 오르간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이 악기는 그에게 '첫사랑'이었다. "매일 아침 7시 반에 예배가 시작됐고, 처음 들어갔을 때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낯설지만 신비로운 소리가 들려왔어요."
하지만 하킴이 메시앙의 후임자로 임명될 당시 진통이 적지 않았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주지 않았지만 심사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반대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타계 두 달 전 메시앙이 제가 연주하고 있던 성당으로 찾아와 '당신처럼 오르간을 즉흥연주하는 사람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격려해줬어요. 작곡가의 부인 이본 로리오 여사가 그 말을 성당에 전하면서 강하게 요구했고, 결국 제가 임명됐죠."
이번 내한무대에서 하킴은 메시앙의 오르간 곡 '성령의 바람', 바흐의 '전주곡과 푸가 E단조'와 함께 자신의 오르간 곡을 들려준다. 하킴은 "종교와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누구와도 다른 독창적이고 내밀한 작품을 남겼다는 점이 메시앙 음악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나지 하킴 파이프오르간 연주회, 20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02)399-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