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5.04 14:48
록밴드서 작사-작곡…음반회사 차려 앨범 제작도
송용진 스스로 인정한다. "외적으로 (손)호영 군이나 (김)보강 군이 좋아요. 호영은 살인 미소로 여자들을 쓰러지게 하고, 보강은 실루엣이 예술이에요. 생긴 것도 둘 다 잘 생기고. 외적으론 제가 최악이죠. 역대 6명의 채드 중 최고령이고 키도 별로 안 커요. 살인미소 같은 것도 없죠."
짐짓 약한 척 하지만 베테랑의 여유가 있다. "외적으로 부족한 건 맞아요. 그만큼 공연을 오래 한 사람으로서의 노하우, 노래나 연기로 승부를 해야겠죠." KBS 위서현 아나운서는 자신의 책 '만남의 힘'에서 그를 가리켜 "국내에서 록 뮤지컬이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면 캐스팅 1순위로 손꼽히는 배우"라고 정의했다. 1999년 '락햄릿' 이후 2005~2010년 '헤드윅', 2007~2008년 '하드락카페', 2009~2010년 '치어걸을 찾아서'까지 그의 캐릭터는 진정한 록스타의 인생을 걸어왔다.
▶무대 위의 슈퍼 울트라 멀티플레이어=송용진은 뮤지컬 배우라는 한정된 단어 속에 가두기 힘들다. 록밴드 '쿠바'의 보컬이자 유라(Yura)라는 이름으로 작사, 작곡을 한다. 직접 음반 회사를 차려 인디밴드의 음반을 만든다. 지난해 올린 뮤지컬 '치어걸을 찾아서'에선 직접 연출, 제작, 극본, 음악에 연기까지 맡았다. 도무지 휴식이나 재충전 같은 단어는 그의 인생과 관련이 없어 보인다.
"7월엔 '치어걸' 재공연을 하고, 인디밴드 지방 공연 계획도 있어요. 제 개인 앨범 작업은 계속 하고 있고. 그 사이사이 '헤드윅' 지방 공연도 내려가야 해요. 사실 '올슉업' 대신 영화 일을 해보려고 계획하고 있었는데 지난 '올슉업' 초연 때 못한 게 너무 한이 되서 이번에 기회가 왔을 때 꼭 하고 싶었죠."
'올슉업'은 '맘마미아' 류의 주크박스 뮤지컬(jukebox musicalㆍ기존의 팝 음악을 모아 만든 뮤지컬)이다. '맘마미아'가 아바의 명곡들로 구성됐다면, '올슉업'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신나는 로큰롤 음악으로 채워졌다. 2007년 초연 당시 82%의 객석점유율을 기록,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 무대는 2007년과 2009년에 이은 세번째 공연이다. 송용진은 오후 4시쯤 공연장에 도착해 혼자 몸을 푼다. "일주일에 2~3일 공연이라 부담은 없는데 공백기가 길어 호흡이 자꾸 끊어져요. 그래서 공연장에 일찍 와서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를 다 해봐요. '헤드윅' 공연 할 때도 그랬어요. 한 회도 빠지지 않고 매일 노래 연습을 그렇게 했죠. 버릇이 된 것 같아요. 그래야 마음이 놓이니까."
▶들국화에 꽂힌 초딩, 밴드를 만들다=송용진은 엄한 집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호대대에서 근무했다. 어릴 때 아버지를 따라 태권도 같은 운동을 했지만 소질이 없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들국화의 노래를 듣고 영혼의 종소리를 들었다. 중학교에 입학하자 마자 밴드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꿈은 오직 하나 록스타였다.
뮤지컬 배우로 먼저 성공했지만 그의 진정한 꿈은 록스타가 되는 것이다. "들국화나 한대수, 전인권 이후 한국적 록음악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저 역시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음악하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로커가 되고 싶어요." 송용진에게 2010년은 기분 좋은 일이 많았다. 자신의 얘기가 담긴 책이 나오고, 직접 뮤지컬을 제작해보고 싶다는 꿈도 이뤘다. 음반 회사도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지만, 조금씩 수입이 생기기 시작했다. "제 목표 중에 하나가 마흔이 되기 전에 영화 감독이 되는 거예요. 무료봉사도 좋고 단역도 좋아요. 누가 저 영화 데뷔시켜주실 분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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