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4.29 03:16
[문화가 소식] 젊은 연극배우들의 자발적 모임 '자투리'
10명 학산소극장에서 연습… "언젠가는 무대에 설 것"
청소년들에게 연극 알리며 인천의 연극 부흥 역할도
인천 지역의 젊은 연극 배우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거의 매일 연습을 하는 모임이 있다. 모임의 이름은 '자투리'. 자투리처럼 쓸모 없을 것 같은 작은 개성을 모아 힘을 합치자는 의미로, 인천 남구 학산소극장을 기반으로 지난해 10월 만들어졌다. 20대 프리랜서 배우 8명과 대학생 등 10명이 구성원이다. 이들은 학산소극장에서 매일 연기 연습뿐 아니라 발성 연습을 한다. 극단이나 기획사 오디션 기회를 기다리며 언젠가 무대에서 자신의 재능을 맘껏 펼칠 날이 올 것을 꿈꾼다. 일반적으로 극단의 대표가 다수의 지분을 소유해 극단의 색깔을 정하고 이끄는 것과는 달리 '자투리'는 소유주가 없다.
회원들은 매일 학산소극장에서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모여 안톤 체흡의 '청혼'이나 '굿닥터' 등 20~30분짜리 장면을 보며 2명이 파트너가 되어 연습한다. '자투리'를 만든 신승일(42)씨가 연기를 가르치기도 하며 매주 수요일마다 국악인을 초빙해 발성 연습도 한다. 조만간 무용과 아크로바틱 강사 등을 초빙해 본격적으로 춤도 배울 계획이다.
회원들은 매일 학산소극장에서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모여 안톤 체흡의 '청혼'이나 '굿닥터' 등 20~30분짜리 장면을 보며 2명이 파트너가 되어 연습한다. '자투리'를 만든 신승일(42)씨가 연기를 가르치기도 하며 매주 수요일마다 국악인을 초빙해 발성 연습도 한다. 조만간 무용과 아크로바틱 강사 등을 초빙해 본격적으로 춤도 배울 계획이다.

학산소극장 기술감독인 신씨는 "인천에 수백명의 프리랜서 배우들이 있지만 이들이 꾸준히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면서 "자신의 재능을 갈고 닦으면 기회가 많이 생길 것 같아 이 같은 모임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신씨는 "자투리는 유럽의 여러 소극장에서 같이 먹고 자며 연극연습하는 '배우공동체'와 비슷한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신씨는 "배우가 극단 소속에 얽매여 있다가 한번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 다시 돌아가기 어렵지만, 배우공동체는 프리랜서 배우가 자신의 자질을 얼마든지 키우고 꿈을 찾아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산소극장에서 '유년의 고통'이라는 작품의 연출을 맡았고, 마침 이 작품에 참여한 배우 10명에게 "평소에 매일 모여 우리의 연극 재능을 키우고 인천의 연극문화를 부흥시키기 위해 공연도 하자"고 설득했다고 한다. 학산문화원에서 '자투리'의 뜻에 공감해 무료로 이 소극장을 쓰게 됐다.
인천은 1980년대 중구에서 소극장 바람이 불어 한때 연극이 큰 인기를 얻었지만 이후 1990년대부터 서울 대학로가 연극의 중심가가 됐다. 신씨는 서울 대학로에선 연극이 흥행하기 때문에 때에 따라 6개월 이상 장기공연을 하지만, 인천에서는 사업성 문제 때문에 한달 이상 공연하는 극단이 거의 없다고 했다.
그는 학산소극장에서 '유년의 고통'이라는 작품의 연출을 맡았고, 마침 이 작품에 참여한 배우 10명에게 "평소에 매일 모여 우리의 연극 재능을 키우고 인천의 연극문화를 부흥시키기 위해 공연도 하자"고 설득했다고 한다. 학산문화원에서 '자투리'의 뜻에 공감해 무료로 이 소극장을 쓰게 됐다.
인천은 1980년대 중구에서 소극장 바람이 불어 한때 연극이 큰 인기를 얻었지만 이후 1990년대부터 서울 대학로가 연극의 중심가가 됐다. 신씨는 서울 대학로에선 연극이 흥행하기 때문에 때에 따라 6개월 이상 장기공연을 하지만, 인천에서는 사업성 문제 때문에 한달 이상 공연하는 극단이 거의 없다고 했다.

'자투리' 대표를 맡고 있는 천하(28)씨는 인천에서 10년 동안 프리랜서 배우생활을 했다. 가끔 극단의 연극작품에 2~3개월 정도 참여하고 나면 연기 연습을 마땅히 할 기관이 없는데다, 일거리가 없어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했다. 공연에 참여하지 못해 발성이나 연기실력을 유지해 가기가 쉽지 않았다.
천씨는 "이대로 가다간 연기 발전은 커녕 백수생활을 면치 못할 것 같아 고민했다"며 "프로 배우가 꿈인데 이렇게 매일 자기계발을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회원 이지연(29)씨 역시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 대학로에서 3년간 연극활동을 했다. 그는 "작품에 참여하게 되면 너무 바빠 '내 실력이 여기서 멈추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많이 들었다"며 "나름대로 스스로 연기 능력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터전이 마련돼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1년에 많아야 1~2편 정도 연극무대에 설 수 있었어요. 칼을 당장은 쓰지 않아도 갈아놔야 하는데 연습할 공간이나 프로그램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이곳에서 실력을 닦아 청소년 연극강사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회원들은 이달부터 청소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학산문화원을 찾는 인하대학교 부속중학교 학생 100명을 상대로 연극교육을 하고 있다. 회원들은 "지역 연극문화를 일으키기 위해 어린 학생 중심으로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자투리는 매달 70만원 정도의 식대를 신씨가 지불하고 있고, 연극교육 1회당 받는 30만원을 운영비로 지출하고 있다. 앞으로 회원이 많아져도 회비는 걷지 않는 대신 향후 추진할 연극 교육사업을 통해 경비를 충당할 계획이다.
자투리는 오는 7월 창작극 '신칼'이라는, 바리데기 신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펼칠 예정이다. 공연에 쓰일 800만원은 학산문화원에서 지원을 받고 티켓판매에서 오는 수익금은 배우들 인건비로 지불된다. 신씨는 "자투리를 공연과 자기계발을 병행하는 순수한 모임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무엇보다 인천 시민들에게 '연극도 영화나 뮤지컬처럼 좋은 문화활동이다'라는 점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천씨는 "이대로 가다간 연기 발전은 커녕 백수생활을 면치 못할 것 같아 고민했다"며 "프로 배우가 꿈인데 이렇게 매일 자기계발을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회원 이지연(29)씨 역시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 대학로에서 3년간 연극활동을 했다. 그는 "작품에 참여하게 되면 너무 바빠 '내 실력이 여기서 멈추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많이 들었다"며 "나름대로 스스로 연기 능력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터전이 마련돼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1년에 많아야 1~2편 정도 연극무대에 설 수 있었어요. 칼을 당장은 쓰지 않아도 갈아놔야 하는데 연습할 공간이나 프로그램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이곳에서 실력을 닦아 청소년 연극강사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회원들은 이달부터 청소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학산문화원을 찾는 인하대학교 부속중학교 학생 100명을 상대로 연극교육을 하고 있다. 회원들은 "지역 연극문화를 일으키기 위해 어린 학생 중심으로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자투리는 매달 70만원 정도의 식대를 신씨가 지불하고 있고, 연극교육 1회당 받는 30만원을 운영비로 지출하고 있다. 앞으로 회원이 많아져도 회비는 걷지 않는 대신 향후 추진할 연극 교육사업을 통해 경비를 충당할 계획이다.
자투리는 오는 7월 창작극 '신칼'이라는, 바리데기 신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펼칠 예정이다. 공연에 쓰일 800만원은 학산문화원에서 지원을 받고 티켓판매에서 오는 수익금은 배우들 인건비로 지불된다. 신씨는 "자투리를 공연과 자기계발을 병행하는 순수한 모임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무엇보다 인천 시민들에게 '연극도 영화나 뮤지컬처럼 좋은 문화활동이다'라는 점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