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4.29 03:03 | 수정 : 2010.04.29 06:43
[포토 프리뷰] 연극 '바냐 아저씨'
러시아 연출가 레프 도진(Dodin)이 연출한 연극 '바냐 아저씨(Uncle Vanya)'의 마지막 장면이다. 왼쪽이 바냐, 오른쪽은 그의 조카 소냐다. 둘은 막 사랑을 떠나보냈고 농장 일은 산더미 같다. 탁자에는 키가 큰 촛불과 작은 촛불, 지구본이 있다. 실연의 통증을 잊으려고 장부 정리를 하던 바냐는 문득 객석 쪽을 바라본다. 바로 그 순간 무대 위에 매달려 있던 거대한 짚단들이 올가미처럼 아래로 내려온다.
러시아 말리 극장의 '바냐 아저씨'가 5월 5~8일 서울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도진은 이 작품으로 황금마스크상을 차지했고 2000년 유럽연극상을 받은 러시아 연극의 거장이다. 그의 내한공연은 2006년 7시간30분짜리 '형제자매들'에 이어 4년 만이다.
러시아 말리 극장의 '바냐 아저씨'가 5월 5~8일 서울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도진은 이 작품으로 황금마스크상을 차지했고 2000년 유럽연극상을 받은 러시아 연극의 거장이다. 그의 내한공연은 2006년 7시간30분짜리 '형제자매들'에 이어 4년 만이다.
안톤 체호프가 쓴 '바냐 아저씨'는 환멸에 대한 드라마다. 바냐는 존경하는 세레브랴코프의 영지(領地)를 지키는 데 인생을 바쳤지만 그 기대는 무너지고, 세레브랴코프의 아름다운 후처 엘레나에게 연정을 느낀다. 증오와 사랑의 충돌이다. 도진은 "바냐는 지적이고 매력적인 남자라서 기회를 잡을 수도 있었지만 다 놓쳤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식사를 준비하는 장면으로 열린 연극은 바냐의 고통스런 고백, 기타 연주, 쏟아지는 빗줄기 등을 지나간다. 무대 위에는 바냐와 소냐가 해야 할 일을 비유하는 짚단들이 매달려 있다. 배우들이 의자를 들고 등장하는 장면, 실패에 실을 감는 장면도 상징적이다. 도진은 "빠르게든 느리게든 인생은 흘러가고, 사람은 소중한 시간을 잘 살아내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바냐는 과거와 현실을 부정하고 새로운 길로 갈 수 있다는 상상을 하며 방황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기자가 지난 2004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말리 극장을 찾았을 때 도진의 책상에도 지구본이 놓여 있었다. "남극을 빼곤 다 가봤다"는 그는 "체호프의 작품은 세계 어딜 가나 통한다. 인간의 삶은 여기나 저기나, 어제나 오늘이나 같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이 연극에서 바냐를 연기한 세르게이 쿠리쉐프는 2004년 황금마스크상 연기상을 받았다. '말리'는 러시아어로 '작다'는 뜻이다. (02)2005-0114
식사를 준비하는 장면으로 열린 연극은 바냐의 고통스런 고백, 기타 연주, 쏟아지는 빗줄기 등을 지나간다. 무대 위에는 바냐와 소냐가 해야 할 일을 비유하는 짚단들이 매달려 있다. 배우들이 의자를 들고 등장하는 장면, 실패에 실을 감는 장면도 상징적이다. 도진은 "빠르게든 느리게든 인생은 흘러가고, 사람은 소중한 시간을 잘 살아내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바냐는 과거와 현실을 부정하고 새로운 길로 갈 수 있다는 상상을 하며 방황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기자가 지난 2004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말리 극장을 찾았을 때 도진의 책상에도 지구본이 놓여 있었다. "남극을 빼곤 다 가봤다"는 그는 "체호프의 작품은 세계 어딜 가나 통한다. 인간의 삶은 여기나 저기나, 어제나 오늘이나 같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이 연극에서 바냐를 연기한 세르게이 쿠리쉐프는 2004년 황금마스크상 연기상을 받았다. '말리'는 러시아어로 '작다'는 뜻이다. (02)2005-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