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4.23 00:37
무용가 홍신자씨, 독일인 한국학자와 결혼
"늙는다는 건 낡아빠지는게 아니라 정화되는 것"
세계적 전위무용가이자 명상가인 홍신자(70)씨와 독일 출신의 저명한 한국학자인 베르너 사세(Sasse·69) 한양대 석좌교수가 화촉을 밝힌다. 홍신자씨는 22일 전화통화에서 "24일 전남 담양에서 약혼식을 하고, 올여름 독일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며 "약혼식에는 아주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용계 관계자는 "두 사람이 지난해 초 사세 교수가 사는 담양에서 열린 한 문화인 모임에서 만난 뒤 마치 10대처럼 연애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 모두 재혼이다.

홍신자씨는 스물일곱이던 1967년 뉴욕에서 춤에 입문했고, 1973년 파격적 형식의 무용 '제례(祭禮)'로 "동양 미학을 서양의 전위무용에 구현했다"는 평을 받으며 유명해졌다. 그러다가 30대 후반에 훌쩍 인도로 떠났고, 그곳에서 만난 철학자 오쇼 라즈니시로부터 '춤으로 사람들 영혼을 어루만지라'는 말을 듣고 사명감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는 1981년 '웃는돌 무용단'을 창단했고, 1985년 전방위 음악가 존 케이지와 '네 개의 벽'을 공연했다. 경기도 죽산의 흙집에 살면서 자연과의 만남을 추구하고 있다.
유럽한국학협회(AKSE) 회장을 지낸 사세 교수는 1960년대 후반 전남의 한 비료회사에서 일하는 장인을 따라 한국에 왔고, 귀국 후 보쿰대학에서 '계림유사에 나타난 고려방언'이란 논문으로 한국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보쿰대 교수가 된 후 한국학과를 개설했고, 2002년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을 독일어로 처음 번역해 주목받았다. 정년퇴임 후인 2006년 한국에 온 그는 담양에서 한지에 수묵화를 그리고 아궁이에 불을 때며 살고 있다.
나이 일흔에 재혼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홍씨와 사세 교수는 이번 결혼에 대해 구체적 설명을 피했다. 하지만 '늙음'에 대해 홍씨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늙는다는 건 낡아빠지는 게 아니라 '퓨리파이(purify·정화)'되는 겁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것이 보여요. 젊음의 싱싱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연륜의 무게와 아름다움이. 그래서 늘 '지금'이 좋습니다."
유럽한국학협회(AKSE) 회장을 지낸 사세 교수는 1960년대 후반 전남의 한 비료회사에서 일하는 장인을 따라 한국에 왔고, 귀국 후 보쿰대학에서 '계림유사에 나타난 고려방언'이란 논문으로 한국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보쿰대 교수가 된 후 한국학과를 개설했고, 2002년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을 독일어로 처음 번역해 주목받았다. 정년퇴임 후인 2006년 한국에 온 그는 담양에서 한지에 수묵화를 그리고 아궁이에 불을 때며 살고 있다.
나이 일흔에 재혼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홍씨와 사세 교수는 이번 결혼에 대해 구체적 설명을 피했다. 하지만 '늙음'에 대해 홍씨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늙는다는 건 낡아빠지는 게 아니라 '퓨리파이(purify·정화)'되는 겁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것이 보여요. 젊음의 싱싱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연륜의 무게와 아름다움이. 그래서 늘 '지금'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