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처럼 톡! 쏘는 상상력

  • 박돈규 기자

입력 : 2010.04.21 23:37

26일 개막 '서울연극제' 창작극 풍성

제31회 서울연극제가 26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극단 은행나무의 '홍어'를 비롯해 8편이 공식 참가작으로 관객을 만난다. 실험극장의 '심판'을 빼면 모두 창작극이고 4편은 이번이 초연이다. 1980~90년대 한국 연극을 견인했던 서울연극제는 5월 23일까지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대학로예술극장에서 펼쳐진다.

'홍어'(연출 김성노)는 홍어처럼 곰삭은 말맛의 연극이다. 죽었지만 죽음을 느끼지 못하는 딸과 무녀(巫女)인 엄마의 이야기다. '푸르른 날에'로 지난해 차범석희곡상을 수상한 정경진의 작품으로, 한(恨)의 정서를 홍어에 빗댄다.

카프카의 소설이 원작인 '심판'과 극단 이루의 '감포 사는 분이, 덕이, 열수'(손기호 작·연출)는 살아 있는 사람에 집중한다. '심판'은 정해진 틀에 갇힌 인간의 모습을 그리는 작품으로, '고곤의 선물'에서 믿음 직한 솜씨를 보여준 구태환이 연출한다. '감포 사는 분이, 덕이, 열수'는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에서처럼 비극과 희극을 한 덩어리로 뭉친다.

극공작소 마방진의 '들소의 달'(고선웅 작·연출), 극단 애플시어터의 '내일은 챔피언'(전훈 작·연출), 극단 창파의 '옥수수밭에 누워 있는 연인'(지경화 작·맹승훈 연출)은 형식미가 있다. '들소의 달'은 폭력을 춤과 노래로, '내일은 챔피언'은 아름답지 않은 삶을 극사실주의로, '옥수수밭에 누워 있는 연인'은 사막에 사는 나비로 희망을 각각 표현한다.

차가운 현실비판도 있다. '날 보러와요'에서 범인을 추적하다 괴물처럼 변해가는 수사관들을 그렸던 극작가 겸 연출가 김광림은 '리회장 시해사건'으로 재벌 중심 한국 사회를 들여다본다. 일정은 www.stf.or.kr 참조. (02)765-7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