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代 빌리'로 최연소 올리비에賞 받은 리암 모어

  • 런던=박돈규 기자

입력 : 2010.03.31 23:51 | 수정 : 2010.04.01 03:03

"내 성공담도 '빌리'와 꼭 닮았죠"

하마터면 몰라볼 뻔했다. 이제 18세가 된 '빌리'는 키 175㎝에 얼굴엔 여드름꽃이 피어 있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5주년 기념무대에 초대받아 극장에 온 리암 모어를 만났다. 2005년 런던 초연부터 18개월간 주인공이었던 그는 "헤어진 친구와 재회한 기분"이라고 했다.

"2006년 9월 마지막 공연을 했는데, 체격이 커지고 변성기가 와서 무대를 떠나야 할 때였다. 지금은 노래를 해도 그런 고음(高音)이 안 나온다. 함께 땀흘렸던 사람들, 발레와 탭댄스도 그리웠다."

18세가 된 모어는“빌리가 그립다”고 했다. (사진 왼쪽)’빌리 엘리어트’초연 무대에 선 리암 모어. (사진 오른쪽) / 매지스텔라 제공
모어는 현재 영국 램버트 무용학교 학생이다. '빌리 엘리어트'보다 더 큰 그의 도전은 무대를 떠나면서 시작됐다. 그는 "현대무용을 하고 싶은데 좋은 무용단에 들어가려면 더 나은 춤을 춰야 한다. 경쟁은 운명"이라고 했다. 모어가 빌리로 선발된 과정도 이 뮤지컬을 닮아 있었다. 무용학원 선생님의 추천으로 오디션에 지원한 것이다. 올리비에상 역대 최연소 수상자인 그는 "매일 개막공연이라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었다"고 말했다.

거리에서 그를 보고 "빌리 엘리어트다!" 소리치며 달려오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단다.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가족이라고 했다. 요즘 가족과 떨어져 사는 그가 엄마로부터 종종 듣는 잔소리는 "리암, 밥은 잘 먹니?" "혹시 돈 필요하니?"였다. 연출가 스티븐 달드리는 모어에 대해 "특히 투지(鬪志)가 좋은 배우"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토록 좋은 춤도 싫어질 때가 있지 않으냐'고 묻자, 모어는 "연습실 거울 앞에서 주눅드는 날이 있지만 거울이 아닌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빌리들에게는 "즐기면 행복해진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