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3.31 23:40 | 수정 : 2010.03.31 23:40
强弱이 출렁대는 리듬의 물결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해야 할까. 지난 3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창단 25주년 기념 연주회에서 음악감독인 지휘자 박은성은 휠체어를 타고 무대에 입장했다. 박씨는 다리 부상으로 이날 의자에 앉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첫 곡인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서곡에서 지휘자와 악단은 느긋하면서도 큰 보폭으로 운을 뗐다. 느린 템포(tempo)는 자칫 긴장감을 잃기 쉽지만, 현악합주에서 오케스트라 총주(總奏)로 들어가는 순간에 잰걸음으로 날렵하게 속도를 바꿨다.
첫 곡인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서곡에서 지휘자와 악단은 느긋하면서도 큰 보폭으로 운을 뗐다. 느린 템포(tempo)는 자칫 긴장감을 잃기 쉽지만, 현악합주에서 오케스트라 총주(總奏)로 들어가는 순간에 잰걸음으로 날렵하게 속도를 바꿨다.

한국 첫 민간 교향악단인 코리안 심포니는 꼭 사반세기 전인 1985년 3월 30일 피아니스트 신수정과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17번을 협연하며 창단 연주회를 가졌다. 정확히 25년이 흐른 이날 연주회에서는 신씨의 제자 조성진(16)군이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했다.
멋쩍은 표정으로 악장과 악수하는 모습은 10대였지만, 조성진은 건반 앞에 앉자마자 분명한 힘과 빠른 속도를 동시에 과시했다. 1악장에서 스스로 리듬을 타면서 서서히 물결을 일으키고, 강약을 급변시키면서 건반 위에 소리를 남겨놓은 채 천천히 손을 떼는 모습은 무척 어른스러웠다. 하지만 20여 분에 이르는 긴 악장을 보다 뚝심 있게 끌고 가기 위해서는 그 나이에 빠질 수 있는 자기과시의 유혹을 절제하는 대신 긴 호흡과 일관성을 갖출 필요가 있어 보였다.
후반부의 말러 교향곡 1번에서도 악단은 과도한 감상이나 흥에 치우쳐 궤도를 마구잡이로 이탈하지 않고 안전운행을 시도했다. 아껴둔 감정을 절정에서 일순간에 폭발시키는 것은 꽤 효과적이었지만, 금관이 들쑥날쑥 기복이 심한 점이 다소 아쉬웠다. 코리안 심포니는 올해 창단 25주년을 맞아 오는 6월 뉴욕 카네기홀 연주회를 갖는다.
멋쩍은 표정으로 악장과 악수하는 모습은 10대였지만, 조성진은 건반 앞에 앉자마자 분명한 힘과 빠른 속도를 동시에 과시했다. 1악장에서 스스로 리듬을 타면서 서서히 물결을 일으키고, 강약을 급변시키면서 건반 위에 소리를 남겨놓은 채 천천히 손을 떼는 모습은 무척 어른스러웠다. 하지만 20여 분에 이르는 긴 악장을 보다 뚝심 있게 끌고 가기 위해서는 그 나이에 빠질 수 있는 자기과시의 유혹을 절제하는 대신 긴 호흡과 일관성을 갖출 필요가 있어 보였다.
후반부의 말러 교향곡 1번에서도 악단은 과도한 감상이나 흥에 치우쳐 궤도를 마구잡이로 이탈하지 않고 안전운행을 시도했다. 아껴둔 감정을 절정에서 일순간에 폭발시키는 것은 꽤 효과적이었지만, 금관이 들쑥날쑥 기복이 심한 점이 다소 아쉬웠다. 코리안 심포니는 올해 창단 25주년을 맞아 오는 6월 뉴욕 카네기홀 연주회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