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악, 그 은밀한 유혹

  • 김성현 기자

입력 : 2010.03.24 23:30

실내악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봄이다. 서양 고전음악에서도 가장 농염하고 은밀한 장르인 실내악이 다음 달부터 잇달아 이어달리기를 펼친다.

들어는 봤나, 비올라 다 감바

세종 체임버 페스티벌

바흐의 무반주 모음곡을 비올라 다 감바로 연주하는 파올로 판돌포.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 뮤지컬부터 서커스까지 두루 소화하는 다목적 공연장이라면, 430석 규모의 세종체임버홀은 실내악에 적합한 공연장이다. 세종체임버홀은 4월 7일부터 개관 5주년을 맞아 한 달간 자축(自祝)에 들어간다. 이탈리아 출신의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인 파올로 판돌포(Pandolfo)가 8일과 9일 이틀간 바흐의 무반주 모음곡을 나눠서 들려준다. 현대 악기인 첼로가 아니라 옛 악기인 비올라 다 감바로 연주하는 바흐에 고(古)음악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로크 바이올린 연주자인 엔리코 가티(Gatti)는 25일 코렐리와 비발디의 곡을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백혜선은 24일과 29일 두 차례 무대에서 올해 나란히 탄생 200주년을 맞은 쇼팽과 슈만의 독주곡들을 차례로 재조명한다. 소프라노 유현아 역시 22일 리사이틀에서 슈만의 가곡들을 부른다. 지난 연말부터 이미 몇 차례 내한공연을 가졌던 세종 솔로이스츠가 또다시 두 번씩 무대에 오르는 건 약간의 아쉬움을 남긴다.

▶4월 7~29일 세종체임버홀, (02)399-1148


누가 더 달콤할까, 쇼팽·슈만


금호아트홀의 쇼팽과 슈만 특집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을 현악4중주와 협연하는 피아니스트 박종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4월 22일부터 금호아트홀에서는 1810년생 동갑내기 작곡가 쇼팽과 슈만의 작품이 13차례에 걸쳐 연주된다. 4월 22일 첫 무대에서 피아니스트 박종화와 팀프(TIMF) 앙상블은 쇼팽 피아노 협주곡 1~2번을 현악 4중주와 피아노의 편성으로 편곡해서 연주한다.

그 뒤 첼리스트 김민지와 피아니스트 김성훈의 첼로 소나타(4월 29일), 피아니스트 허원숙의 즉흥곡(5월 6일), 피아니스트 유영욱의 스케르초(5월 13일),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연습곡(5월 20일), 피아니스트 시프리앙 카차리스의 피아노 소나타 3번(5월 27일), 피아니스트 에드워드 아우어의 발라드와 마주르카(6월 3일) 등 7주 연속 쇼팽으로 이어진다.

이어 6월 24일부터는 6차례에 걸쳐 슈만의 실내악곡들을 조명한다.

▶쇼팽 특집: 4월 22일~6월 3일, 슈만 특집: 6월 24일~7월 29일, 금호아트홀, (02)6303-7700


발끝까지 벗긴다, 슈베르트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

슈베르트의 연가곡을 연이어 부르는 바리톤 볼프강 홀츠마이어.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 제공
5월부터는 지난해 대원음악상을 받은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예술감독 강동석)가 바통을 건네받는다. 올해의 주제는 작곡가 슈베르트로 분명하게 잡았다. 5월 9일 세종체임버홀에서 칼리히슈타인-라레도-로빈슨의 트리오가 피아노 3중주들을 연주하고, 바리톤 볼프강 홀츠마이어가 14일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에 이어 16일에는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를 부른다. 폐막 공연인 5월 18일 호암아트홀 무대에서는 8중주와 현악 5중주 D.956 등 ‘슈베르트 마라톤’을 펼친다. 축제 기간 중 노부스 현악 4중주단은 현악 4중주를 연주하고, 피아니스트 최희연은 피아노 작품들을 들려준다.

▶5월 5~18일 예술의전당, 세종체임버홀, 호암아트홀 등. (02)712-48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