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3.15 03:16 | 수정 : 2010.03.15 08:05
콘서트홀이 된 아파트 지하주차장

2100여가구가 살고 있는 서울 관악구 은천동 벽산블루밍아파트 주민 200여명은 13일 오후 5시가 가까워오자 약속이나 한 듯이 옹기종기 아파트 201동의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지난해 지하주차장 한쪽의 826㎡ 공간을 개조해서 마련한 공연장에서 조선일보가 올해 클래식 음악을 시민들의 일상에 심기 위해 펼치고 있는 '우리 동네 콘서트'가 열린 것이다. 수원시향 수석 이민호와 부수석 이창혜, 코리안 심포니 수석 표구선, 충남교향악단 객원수석 김세희 등 국내 오케스트라의 바순 연주자 4명으로 구성된 '바순 체임버'가 이날의 음악손님이었다.
목관악기 가운데 가장 낮은 음역(音域)을 담당하고, 길이가 2.6m에 이르는 바순 4대가 나란히 입장하자 아이들은 "저렇게 생겼어?" "크다" "멋지다!"라며 탄성을 터뜨렸다. 평소 아이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공연장에 갈 엄두를 내지 못했던 부모도, 짬을 내기 쉽지 않았던 맞벌이 부부도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 3세 딸 재윤이를 데리고 나온 권기섭(35)·송인정(35)씨 부부는 "엘리베이터 입구에 붙은 홍보물을 보고 나섰다"며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어 태교(胎敎)의 자리도 됐다"고 말했다.
목관악기 가운데 가장 낮은 음역(音域)을 담당하고, 길이가 2.6m에 이르는 바순 4대가 나란히 입장하자 아이들은 "저렇게 생겼어?" "크다" "멋지다!"라며 탄성을 터뜨렸다. 평소 아이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공연장에 갈 엄두를 내지 못했던 부모도, 짬을 내기 쉽지 않았던 맞벌이 부부도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 3세 딸 재윤이를 데리고 나온 권기섭(35)·송인정(35)씨 부부는 "엘리베이터 입구에 붙은 홍보물을 보고 나섰다"며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어 태교(胎敎)의 자리도 됐다"고 말했다.

평소 오케스트라에서 조연에 충실하던 바순도 이날은 모처럼 주연을 맡아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탱고 트리오'에서는 바순 3대로 흘러간 옛 가요처럼 구성진 선율을 들려줬고, 차이콥스키의 발레 음악을 재즈로 편곡한 '재즈 차이콥스키 트리오'에서는 통통 튀는 스타카토(staccato)부터 중얼거리는 듯한 저음(低音)까지 선사했다. 9세 딸과 5세 아들의 손을 잡고 나온 신여진(36)씨는 "바순 소리를 직접 들어보니 너무나 부드럽고 따뜻하다"고 말했다.
바순 체임버의 리더인 이민호씨는 "기다란 굴뚝 같은 생김새는 조금 생소하지만, 사실은 만화영화부터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자주 쓰이는 악기"라면서 연주 틈틈이 구수한 해설을 곁들였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김주헌(54) 총무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알기 힘든 곳이 아파트라고 하지만, 공연장 덕분에 주민들이 한결 서로 가까워졌다. 앞으로도 동네 유치원 어린이들의 연극이나 노래자랑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수의 클래식 연주자들이 생활 현장을 찾아가는 '우리 동네 콘서트'는 조선일보와 서울시향 주최, 서울문화재단·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한국메세나협의회 후원으로 열린다. 문의·신청 (02)724-53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