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2.12 03:15 | 수정 : 2010.02.12 08:30
서울시향 5중주단 맞은 동대문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평소 접하기 힘든 음악회" 자녀와 함께 '축제' 즐겨

필리핀에서 온 4년차 주부 레지나(35)씨는 눈을 감고 있었다. 현악 5중주단이 연주하는 카치니의 〈아베마리아〉가 애절하게 울려 퍼질 때였다. 두 대의 바이올린과 비올라·첼로·더블베이스가 빚어내는 선율이 강당 안을 웅장하게 감싸고 흘렀다. 엄마 무릎 위에 앉아 칭얼대던 막내 운도(3)도 어느새 조용해졌다.
11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 청운관 대강당에서 열린 동대문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신년음악회는 우리은행과 서울시향이 주최하는 '찾아가는 음악회'의 하나로 마련됐다. 클래식 음악을 일상생활 속에 심기 위해 조선일보와 서울시향이 올해 함께 펼치는 '우리 동네 콘서트'의 현장이기도 했다.
양유진·송혜림(바이올린), 임요섭(비올라), 차은미(첼로), 한민아(더블베이스)로 구성된 서울시향의 현악 5중주단이 무대에 올랐다. 몽골·필리핀·캄보디아·인도네시아·일본·중국 등 다문화가족을 비롯해 동대문구 주민 등 200여명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11일 오후 서울 회기동 경희대 청운관 대강당에서 열린 동대문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신년음악회는 우리은행과 서울시향이 주최하는 '찾아가는 음악회'의 하나로 마련됐다. 클래식 음악을 일상생활 속에 심기 위해 조선일보와 서울시향이 올해 함께 펼치는 '우리 동네 콘서트'의 현장이기도 했다.
양유진·송혜림(바이올린), 임요섭(비올라), 차은미(첼로), 한민아(더블베이스)로 구성된 서울시향의 현악 5중주단이 무대에 올랐다. 몽골·필리핀·캄보디아·인도네시아·일본·중국 등 다문화가족을 비롯해 동대문구 주민 등 200여명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이날 남편, 두 아들과 함께 나들이에 나선 레지나씨는 "한국말을 잘 못해서 늘 긴장하는데, 음악을 듣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했다. 남편 이활(50)씨는 "언어 소통이 안 돼 불편한 점이 많은데 음악을 같이 들으니 모든 게 통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지그시 아내를 바라봤다. "막내가 아직 말은 못 뗐지만 TV에서 음악 소리가 들리면 손바닥으로 리듬을 따라서 두드릴 정도로 좋아해요. 음악회에 자주 데려오고 싶어도 기회가 잘 안 됐는데 이런 행사가 열려서 만사 제치고 왔습니다."
음악회는 유려한 헨델의 〈수상음악〉에 이어 따뜻한 첼로 소리가 나지막하게 흐르는 생상스의 〈백조〉,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중 '여자의 마음', 경쾌한 리듬이 인상적인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로 이어졌다. 인도네시아 출신 콤 마리아(20)씨는 "탱고 리듬에 몸을 맡기니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정선아 팀장은 "센터를 이용하는 다문화가족 대부분은 아이들이 어려서 공연장에 오기 쉽지 않아 문화 체험의 기회를 넓히는 취지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며 "어린 아이들이 많아서 지루해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이렇게 집중해 놀랐다"고 했다.
'우리 동네 콘서트'는 서울문화재단·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한국메세나협의회가 후원하며 전국 곳곳의 마을회관과 도서관, 학교와 지하철 역 등을 찾아가 음악회를 펼친다.
음악회는 유려한 헨델의 〈수상음악〉에 이어 따뜻한 첼로 소리가 나지막하게 흐르는 생상스의 〈백조〉,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 중 '여자의 마음', 경쾌한 리듬이 인상적인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로 이어졌다. 인도네시아 출신 콤 마리아(20)씨는 "탱고 리듬에 몸을 맡기니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정선아 팀장은 "센터를 이용하는 다문화가족 대부분은 아이들이 어려서 공연장에 오기 쉽지 않아 문화 체험의 기회를 넓히는 취지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며 "어린 아이들이 많아서 지루해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이렇게 집중해 놀랐다"고 했다.
'우리 동네 콘서트'는 서울문화재단·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한국메세나협의회가 후원하며 전국 곳곳의 마을회관과 도서관, 학교와 지하철 역 등을 찾아가 음악회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