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프리뷰] 장모님, 사위가 꽤 맘에 안드시는 듯

  • 박돈규 기자

입력 : 2010.01.27 23:22

연극 '에이미'

연극 《에이미(Amy's View)》의 가족사진에는 팽팽한 긴장과 무너질 것 같은 균열이 있다. 분장실에서 같은 앵글 안에 있지만 세 인물은 표정이 제각각이다. 오른쪽부터 엄마 에스메(윤소정), 딸 에이미(서은경), 에이미의 남편 도미닉(김영민)이다. 못마땅한 심리를 드러낸 에스메와 알 수 없는 눈빛의 도미닉 사이에서 양손으로 둘을 붙잡고 있는 에이미만 웃는 얼굴이다. 그녀의 머리는 헝클어져 있다.

데이비드 해어가 쓴 《에이미》는 1979년부터 1995년까지 영국에서 펼쳐지는 드라마다. 뒤에 영화감독으로 성공하는 도미닉이 신문지를 깔고 자전거 앞바퀴를 수리하는 장면으로 열린 연극은 처음부터 갈등을 예고한다. 배우인 에스메는 그가 탐탁지 않다. 대중미디어의 천박함을 혐오하는 자신과 달리 도미닉은 방송이나 영화가 지닌 속성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를 바라보는 에스메의 시선이 저 사진에 포착돼 있다.

《에이미》의 김영민·서은경·윤소정(왼쪽부터). 서은경은 "조건 없이 사람을 사랑하라는 게 이 연극의 메시지"라고 했다./컬티즌 제공

에스메와 도미닉 사이에서 에이미는 괴롭다. 이 연극은 그녀의 눈으로 두 인물과 두 세대의 갈등을 바라본다. 고전적인 가치관과 새로운 가치관이 충돌할 때마다 연극은 젖은 숯돌 같은 신음을 토해낸다.

"내가 도미닉을 선택했던 건 그 사람이 미래였기 때문이야. 난 엄마가 두려웠어, 엄만 과거니까."(에이미)

엄마와 딸은 계속 불화한다. 에이미가 사고로 죽고 시간이 흘러 도미닉이 에스메의 분장실을 찾는 후반부가 강렬할 것 같다. 에스메는 "(네 영화는) 진짜 인생의 경험을 다룰 용기가 없는 거야? 슬픔·배신·사랑·불행·이별을 다룰 용기가?"라고 도발한다. 아르코예술극장 예술감독을 지낸 연출가 최용훈의 대학로 복귀작이다. 이호재·백수련 등 믿음직한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2월 5~21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