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아프고 힘들어도 꿈을 잃으면 안돼요"

  • 임도혁 기자

입력 : 2010.01.27 06:38 | 수정 : 2010.01.27 11:02

세계적 예술가 강익중씨 충남대병원에 작품 설치
어린이 작품 3000점 수집 '희망의 벽' 내달 말 제막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50)씨의 작품이 충남대병원에 설치된다.

'희망의 벽'이라 이름붙여진 이 작품은 '재단법인 양현재단'과 강익중 작가가 의료 및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투병 중인 어린이 환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국내 병원 한 곳에 기증할 예정인 대형 설치미술 작품. 26일 충남대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 작품 설치를 원하는 병원 공모에 참여, 최근 대상 병원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병원측은 현재 5세 이상 13세 미만의 입원 환자, 인근 초등학교 및 유치원 어린이를 대상으로 그림을 수집 중이다. 또 이를 코팅해서 가로, 세로 7.62㎝(3인치) 크기의 나무 판자에 부착하는 기초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 어린이 작품은 강 작가의 작품과 섞여서 총 3000여점이 모자이크처럼 충남대병원 소아병동 1층 로비 벽면에 가로 10.33m, 세로 2.94m 크기로 설치된다.

강익중씨가 지난해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 옆 벽면에 7.62X7.62㎝ 짜리 작은 작품 6만여점을 모아 설치한 것이다.‘ 희망의 벽’은 같은 크기의 조각 3000여개로 이루어진다./조선일보
양현재단이 제작 및 설치에 따른 모든 소요비용을 후원할 예정인 가운데 '희망의 벽' 설치공사는 내달 1일 본격 시작돼 같은 달 26일 송시헌 원장 등 병원 간부진과 강 작가가 참석한 가운데 제막식이 열릴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실무자인 이정렬씨는 "투병 중인 어린이를 비롯한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희망의 벽’프로젝트 실무자들이 수집된 어린이 그림들을 나무 판에 부착하는 기초작업을 하고 있다./충남대 제공
1960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1984년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강 작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청사 메인홀의 벽화와 뉴욕 지하철역의 환경조형물 등을 제작했다. 또 지난해 반기문 UN 사무총장 관저에 한글작품을 기증했으며, 2008년에는 광화문 공사 현장에 가림막으로 설치된 '광화문에 뜬 달'로 주목을 받았다.

병원 관계자는 "전국의 병원들 가운데 최초로 세계적인 미술가와 함께 의미 있는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 작가는 그림을 그릴 어린이들에게 보내는 작가의 편지를 통해 "가고 싶은 곳, 만나고 싶은 사람, 갖고 싶은 것, 사랑하는 사람, 소중한 물건 등을 마음껏 표현해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