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1.19 23:16
고양 아람누리·어울림누리
지난해 연극 '오셀로'등 제작비 줄이면서도 관객 늘리는 성과 올려
지역예술가 지원도 확대
19일 오후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고양아람누리는 이달 22일부터 시작하는 뮤지컬 '컨택트'의 공연준비로 분주했다. 컨택트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노래 없는 뮤지컬이 뮤지컬인가'라는 논란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2000년 토니상 최우수작품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세계적인 안무가 수잔 스트로만이 연출과 안무를 맡았다. 국내에서는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주원씨의 캐스팅으로 더 유명해졌다.
고양시의 아람누리와 어울림누리를 운영하고 있는 고양문화재단은 오디뮤지컬컴퍼니, CJ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이 작품을 공동제작했다. 지난해 셰익스피어의 연극 '오셀로'와 도니체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공동제작한 데 이어 올해엔 뮤지컬로 영역을 넓혔다. 재단은 총 제작비용 11억원 중 3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조석준 대표는 "지난해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신종플루로 관람객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공동제작을 통해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재단에 따르면 아람누리와 어울림누리를 찾은 관람객은 2008년 56만1007명에서 지난해 46만9378명으로 16% 줄었다. 객석점유율도 60%선이 무너졌다. 공연단체들의 대관이 많은 아람누리는 신종플루로 지난해 모두 32건의 대관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공연장과 공동제작한 작품들은 의외의 성공을 거두었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과 함께 만든 연극 '오셀로'와 대구오페라하우스, 대전문화예술의전당과 함께 만든 오페라 '사랑의 묘약'은 유료관객이 각각 80%와 60%를 넘는 흥행을 기록했다. 지방 공연장들이 힘을 모으면서 정상급 연주자들을 캐스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양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현정원(40) 부위원장도 "그동안 내부 갈등으로 자체 기획공연이 살지 못하고 공연을 사오는 문제가 있었다"며 "이제 단순한 공연장을 넘어 공연문화를 만들어가는 곳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지역예술가 지원사업도 올해 더 확대된다. 재단은 지난해 2월부터 지역예술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역예술가와 단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벌여 모두 10팀을 뽑았다. 재단은 총 1억5000만원을 지원해 5월 한달동안 '고양예술인페스티벌'을 열었다. 불황에도 유료관객이 80%가 넘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백 본부장은 "올해에는 공연기간을 10일 연장해 4월에 개최할 예정"이라며 "지역예술가들이 지역무대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에는 대기업의 후원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이중고 속에서도 대기업들의 후원이 큰 힘이 됐었다. 지난해에는 농협, 롯데백화점, 우리은행, 신한카드가 모두 3억원을 후원했다. 공연기획팀 유혁준(42) 차장은 "지난해 지방 공연장 중에 대기업 후원을 유치한 곳은 성남아트센터와 더불어 우리 정도"라며 "올해는 그 수를 더 늘려 지난해 27%에 못미치는 재정자립도를 더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에도 '스타'들의 공연은 계속 이어진다. 세계적인 성악가 3명이 줄줄이 아람누리 아람음악당을 찾는다. 소프라노 바바라 보니(2월 19일), 테너 안드레아스 숄(3월 18일),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11월 27일)가 '우리시대의 성악가 시리즈' 기획 공연에 초청됐다. 지난해 불황에도 호세 카레라스 내한공연과 백건우와 영피아니스트, 워싱턴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은 80~90%의 유료 관객들이 몰려 저력을 보여줬다.
전시 중에는 3월 18일부터 6월 13일까지 아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왕릉의 전설' 기획전이 돋보인다. 고양시에 있는 서삼릉과 서오릉이 지난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을 기념한 것이다. 12명의 신진작가들이 왕릉을 모티브로 한 80여점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