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1.11 02:49 | 수정 : 2010.01.11 07:43
개막행사 2만여명 참석
아이 손잡고… 동네서 즐긴 '클래식 축제'
구로구 연세중앙교회에서 정명훈의 서울시향 공연

함박눈이 포근하게 내린 지난 9일 저녁, 서울 구로구 궁동 연세중앙교회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피아노와 가야금을 배운다는 조수하(11)·하연(10) 자매도 어머니 한민아(39)씨의 손을 잡고 들어섰다. "정명훈 아저씨가 지휘하는 거 보고 싶어요!" 지하철을 여섯 정거장이나 타고 온 자매는 마냥 신나는 표정이었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황인철(42)씨도 유진(12)·유정(10) 자매를 데리고 '음악 나들이'에 나섰다. 황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좋은 공연에 가고 싶지만 짬을 내기 쉽지 않았다. 오케스트라가 우리 동네까지 찾아온다기에 함께 왔다"고 했다.
이날 연세중앙교회에서는 '서울시향과 우리은행이 함께하는 찾아가는 음악회' 2010년 첫 공연이 열렸다. 지휘자 정명훈씨가 이끄는 서울시향의 이 공연은 조선일보와 서울시향이 클래식 음악을 국민의 일상생활 속에 심기 위해 올해 함께 펼치는 '우리 동네 콘서트'의 개막 행사이기도 했다.
서울문화재단·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한국메세나협의회가 후원하는 이 캠페인은 서울시향 등 대표적인 교향악단과 실내악단, 연주자들이 전국 곳곳의 마을회관·도서관·학교·지하철 역·동네 놀이터·종교시설 등을 찾아가 음악회를 펼친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황인철(42)씨도 유진(12)·유정(10) 자매를 데리고 '음악 나들이'에 나섰다. 황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좋은 공연에 가고 싶지만 짬을 내기 쉽지 않았다. 오케스트라가 우리 동네까지 찾아온다기에 함께 왔다"고 했다.
이날 연세중앙교회에서는 '서울시향과 우리은행이 함께하는 찾아가는 음악회' 2010년 첫 공연이 열렸다. 지휘자 정명훈씨가 이끄는 서울시향의 이 공연은 조선일보와 서울시향이 클래식 음악을 국민의 일상생활 속에 심기 위해 올해 함께 펼치는 '우리 동네 콘서트'의 개막 행사이기도 했다.
서울문화재단·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한국메세나협의회가 후원하는 이 캠페인은 서울시향 등 대표적인 교향악단과 실내악단, 연주자들이 전국 곳곳의 마을회관·도서관·학교·지하철 역·동네 놀이터·종교시설 등을 찾아가 음악회를 펼친다.

9일 오후 7시 연주회를 앞두고 1시간 전부터 연세중앙교회 출입구에 줄지어 선 지역 주민과 교회 신도는 2만2000여명에 이르렀다. 줄이 끝없이 길어지자 교회측은 1만5000여명이 들어가는 본당뿐 아니라 1층 예배당(5000석)과 별관(2000석) 문을 열고 대형 화면으로 공연을 중계했다. 교회와 구로구청을 통해 이날 연주회를 알리자 선착순 무료로 나눠준 티켓은 공연 사흘 전에 모두 동났다. 서울시민뿐 아니라 인근 광명시에서 찾아온 사람도 적지 않았다. 이 교회 함윤용 사무국장은 "그 동안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고급 문화에 대한 갈증이 적지 않았는데, 오케스트라가 직접 찾아오면서 이제는 공연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공연 시작 전 인사말에서 윤석전 연세중앙교회 담임목사는 "오늘만큼은 음악을 통해 맘껏 행복한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눔을 고민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현악 악기들이 생동감 있게 살아 숨 쉬는 라벨의 〈스페인 광시곡〉에 이어 왈츠를 뜻하는 〈라 발스〉가 흥겹게 울려 퍼지자 서울시향의 화려한 오케스트라 색채도 더불어 꽃피었다. 그 뒤 지난해 유럽 투어 공연에서 호평을 받았던 드뷔시의 〈바다〉로 연주회를 이어갔다.
연주가 끝난 뒤 무대 위에 선 지휘자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교회 성가대 300여명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헨델의 〈할렐루야〉를 부르기 시작했다. 성가대에서 알토를 맡고 있는 장옥자(41)씨는 "거장의 지휘에 맞춰 노래한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떨렸다"고 말했다.
공연 시작 전 인사말에서 윤석전 연세중앙교회 담임목사는 "오늘만큼은 음악을 통해 맘껏 행복한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눔을 고민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현악 악기들이 생동감 있게 살아 숨 쉬는 라벨의 〈스페인 광시곡〉에 이어 왈츠를 뜻하는 〈라 발스〉가 흥겹게 울려 퍼지자 서울시향의 화려한 오케스트라 색채도 더불어 꽃피었다. 그 뒤 지난해 유럽 투어 공연에서 호평을 받았던 드뷔시의 〈바다〉로 연주회를 이어갔다.
연주가 끝난 뒤 무대 위에 선 지휘자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교회 성가대 300여명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헨델의 〈할렐루야〉를 부르기 시작했다. 성가대에서 알토를 맡고 있는 장옥자(41)씨는 "거장의 지휘에 맞춰 노래한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떨렸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1월 '찾아가는 음악회'를 시작했던 정명훈씨는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인데, 아름다운 음악을 나눌 수 있어 찾아올 때마다 감격하게 된다"고 말했다.
정씨가 "언젠가 서울시향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가 될 날이 오리라고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하자 객석에서 쏟아지는 박수 소리도 더욱 커졌다.
어머니와 함께 찾아온 대학원생 박소영(28)씨는 "재기 발랄하면서도 활력 넘치는 라벨의 음악이 맘에 쏙 들었다"고 했고, 동생 손을 잡고 온 중학교 3학년생 정현지(14)양은 "〈할렐루야〉가 이렇게 웅장한지 미처 몰랐다"며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2만2000여명의 표정과 느낌은 달랐지만 하나로 어울리는 모습은 악기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오케스트라와 다를 바가 없었다.
1시간30분의 연주회가 끝나고 청중들이 기쁜 표정으로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할 무렵 눈이 그치고 밤하늘은 활짝 개어 있었다.
정씨가 "언젠가 서울시향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가 될 날이 오리라고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하자 객석에서 쏟아지는 박수 소리도 더욱 커졌다.
어머니와 함께 찾아온 대학원생 박소영(28)씨는 "재기 발랄하면서도 활력 넘치는 라벨의 음악이 맘에 쏙 들었다"고 했고, 동생 손을 잡고 온 중학교 3학년생 정현지(14)양은 "〈할렐루야〉가 이렇게 웅장한지 미처 몰랐다"며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2만2000여명의 표정과 느낌은 달랐지만 하나로 어울리는 모습은 악기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오케스트라와 다를 바가 없었다.
1시간30분의 연주회가 끝나고 청중들이 기쁜 표정으로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할 무렵 눈이 그치고 밤하늘은 활짝 개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