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리넷 소리, 아무리 들어도 안 질려요"

  • 김성현 기자

입력 : 2010.01.04 03:07

13세 영재 연주자 김한

클라리넷 연주자 김한./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클라리넷 연주자 김한의 나이는 13세다. 7세 때부터 피아노를 쳤지만 흥미를 느끼지 못해 3년 만에 그만뒀고, 학교에서 리코더를 불다가 클라리넷을 처음 잡았다.

"어린 아이에게는 리코더가 적당한데, 크기부터 두 배나 커져서 제가 할 수 있는 악기인지 처음엔 걱정도 많았죠." 소년티가 채 가시지 않은 웃음에는 수줍음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 소년의 성장은 눈부셨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국내 경연대회에 두루 입상한 뒤 지난해 독일과 일본의 클라리넷 페스티벌에 초청받았고, 올해 중국 베이징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유망주상을 받았다.

"2010년은 연주보다는 연습하는 해, 차근차근 기본부터 다지는 해가 됐으면 해요. 하루 2~3시간 연습에 그치는 때가 많은데 솔직히 창피하죠. 아무리 연습해도 바람이 새는 소리부터 안 들리게끔 해야죠." 개인적 바람을 묻자, 금세 소년은 다부진 표정으로 변한다.

김한은 음악가족 출신이다. 소프라노 박노경 서울대 명예교수가 친할머니, 김승근 서울대 국악과 교수가 큰아버지다. 리코더를 불던 소년의 재능을 알아보고 클라리넷을 권한 것도 큰아버지였다.

'클라리넷 영재'로 불리는 이 소년에게도 고민은 있다. 목관 연주는 호흡이 생명인데,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하는 것이다. 그는 "코로 숨을 들이쉴 때마다 콧물부터 들어와 난처할 적이 많다"면서 웃었다. 목관 악기는 독주(獨奏) 레퍼토리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고민이다. 그럴 때마다 혼자 연주할 곡이 많은 피아노가 부럽다고 했다.

김한은 탁월한 기교를 자랑하는 마틴 프로스트와 언제 들어도 단번에 그의 소리라는 걸 짐작할 수 있을 만큼 개성적이면서도 우아한 칼 라이스터의 클라리넷 연주를 사랑한다고 했다.

오는 9일 금호영재콘서트 무대에 서는 김한은 "클라리넷은 어느 악기와도 두루 어울리고, 계속 들어도 질리지 않는 것이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김한 클라리넷 독주회, 1월 9일 오후 3시 금호아트홀, (02)6303-7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