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출래, 모험할래, 날아오를래?

  • 박돈규 기자

입력 : 2009.12.31 02:29 | 수정 : 2010.01.04 16:58

연령별 추천 '겨울방학 아동극'
미취학 아동은 '구름빵' 뜨거운 반응초등 1~3학년은
관객 체험 곁들인'고추장 떡볶이' '박물관은 살아있다'

겨울방학으로 학교가 문을 걸어 잠글 때 공연장에는 아동극 시즌이 열린다. 그러나 아동극을 선택해야 하는 엄마들은 불안하다. 내용이 기대 이하거나 아이 연령대와 맞지 않아 후회했던 경험 때문이다. 키워드별로 볼만한 아동극 4편을 가려 뽑았다.

빵과 동요

'구름빵'에서 구름빵 먹고 날아오르는 장면 / 문화아이콘 제공

비 오는 날 고양이 두 마리가 나무에 걸린 조각구름을 발견한다. 이 구름을 떼어 엄마에게 드리니 우유랑 이스트를 넣고 반죽해서 구름빵을 만드신다. 한 입 먹자 둥실 몸이 떠오른다. 고양이들은 아침 식사를 거르고 출근한 아빠 생각을 한다.
베스트셀러 동화 《구름빵》이 뮤지컬이 됐다.

아이들이 왜 이 동화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 조각구름이 풍선처럼 부풀고 그 구름빵을 먹으면 날아오른다는 상상만으로도 신난다. 만화 같은 무대, 플라잉 액션, 동요가 어우러진다. 〈괜찮아요〉 〈씨앗〉 〈유치원에 갑니다〉 등 친근한 노래가 흘러나올 땐 객석도 따라 부른다. 아빠의 퇴근과 합창으로 닫히는 마무리도 따뜻하다. 미취학 아동(3~7세)이 반응하는 공연이다. 1월 17일까지 서울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 1544-1555

떡볶이
아빠는 해외출장 중인데 엄마가 맹장이 터져서 입원한다. 집에는 초등학교 3학년 비룡과 유치원생 백호, 둘뿐이다. 오늘은 학원에도 안 가고 녹즙도 안 먹는다. TV부터 켜고 놀던 아이들은 〈우린 할 수 있어〉를 부른다. "그치?" "오 예!"를 반복하며 객석의 아이들까지 흥분시킨다. 그런데 집은 점점 엉망으로 변해간다. 흰떡에 간장·설탕·치약까지 넣고 떡국(?)을 끓인다.

《고추장 떡볶이》(연출 김민기)는 5~10세 아이들이 호응하는 연극이다. 의사와 노는 병원 장면, 외할머니로 변장하는 대목, 고추장 떡볶이를 만드는 장면이 재미있다. 2막을 열기 전 〈우린 할 수 있어〉 노래와 율동을 가르쳐준다. 2008년 아동청소년연극상을 받았다. 평일 공연을 보면 컵 떡볶이가 덤이다. 1월 1일부터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02)763-8233


체험+교육

《박물관은 살아 있다》의 활쏘기 장면./아트브릿지 제공

역사탐험 연극 《박물관은 살아 있다》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들어간다. '역사탐험 대원'이 된 아이들은 안대를 쓰고 오감을 자극하는 물체들을 통과하며 탐험을 시작한다. 주몽과 함께 활을 쏘고, 고구려 씨름을 배우고, 친구들과 더불어 고분벽화를 완성한다. 벽화 속 인물들로 역할극을 해보는 순서도 재미있다. 바보 온달과 평강 공주도 만날 수 있다.

체험과 교육의 결합이다. 학교를 찾아가는 교육연극으로 인기를 끌었고, 1월 8~31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연습실에 짐을 푼다. '7~11세 관람가'로 초등 2~3학년과 가장 뜨겁게 화학반응한다. 한 회당 입장객은 30명으로 제한한다. 같은 기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나루아트센터 소극장에서는 신라를 다룬 《박물관은 살아 있다-신라 화랑학교》가 공연된다. (02)741-3581


인형

'리틀 동키'는 성장통을 그린 따뜻한 인형극이다. /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 제공

뮤지컬 《리틀 동키(Little Donkey)》는 인형이 강점이다. 키가 9m가 넘는 아프리카 황새 마라부를 비롯해 8종류의 인형을 배우들이 조종하면서 노래를 부른다. 당나귀·말·따오기·돼지·염소·오소리 등 인형들은 색감이 알록달록하고 움직임은 깜찍하다.

엄마 당나귀가 빨랫줄에 널어놓은 마라부의 양말(길이 3m)이 돌풍에 날아가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꼬마 당나귀 동키는 양말을 찾아 바위산으로 길을 떠난다. 양말을 찾은 동키가 마라부와 친구가 돼 춤추는 장면이 볼거리로 꼽힌다. 6~10세에 적당하다. 1월 8~31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같은 기간 박물관에서는 《태양의 아들-잉카》 전시가 열린다. 1544-5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