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12.29 10:19
국립발레단 vs 유니버설발레단 vs 서울발레시어터

마리우스 프티파 이래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다양한 해석의 작품이 나오고 있다. 그 효시를 1934년의 바실리 바이노넨 버전에서 볼 수 있는데, 러시아 혁명 전후의 사회적 변화 때문이다. 러시아 제정주의에서의 프티파가 환상적인 '호두까기 인형'을 만들어냈다면, 혁명 후에 키로프 발레단에서 활동했던 바이노넨은 현실성에 맞춘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러한 차이를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을 무대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프티파의 대본을 토대로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색을 덧입힌 국립발레단의 버전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클라라’라는 이름대신 ‘마리’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프로그램에는 등장인물들의 직업까지 명시되어있을 만큼 세심하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작품은 바이노넨의 대본을 기초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레그 비노그라도프의 안무를 간간이 섞고 동화적이고 화려한 무대가 특징적이어서 오히려 이들 작품보다 국립발레단의 작품이 더욱 현실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국립발레단 버전에서는 1막에 어린 마리를, 2막에는 호두까기 인형과 결혼하는 마리를 위해 연령을 구별해 순진함과 원숙미를 동시에 보여준다. 호두까기 인형 역시 변신하기 전 인형의 상태를 소품으로 처리하지 않고 어린이 단원이 역할을 맡고, 변신 후에는 성인 무용수로 설정하여 2막에서 호두까기 인형과 마리의 결혼식 장면으로 이어진다. 유니버설발레단의 경우, 좀 더 화려한 무대세트 및 영상효과와 더불어 클라라를 소녀 이미지로 일관시켜 그녀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때문에 나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수석 무용수의 연기력이 관건이다. 어린 클라라의 환상은 화려한 무대 세트가 십분 표현하고 있다.
볼쇼이 발레(국립 발레단)와 키로프 발레(유니버설 발레단)의 양대 산맥을 따르는 두개의 국내 발레 단체 사이에서 서울발레시어터는 차별화된 안무와 기획으로 또 다른 색의 <호두까기 인형>을 연출한다. 서울발레시어터는 2005년 12월에 이미 한국적 색깔로 차별화시킨 <호두까기 인형>으로 관심을 모은 바 있는데, 부유한 클라라 대신 심장병을 앓고 있는 남동생을 돌봐야 하는 소녀가장을 등장시켜 쥐 대신 바퀴벌레 군단과 싸우게 하고 2막의 요정의 나라에서는 천국에 있는 엄마, 아빠와 재회하고 희망의 크리스마스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올해 이들의 '호두까기 인형'은 클래식 형식으로 회귀했는데, 그렇다고 특정 발레 형식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서울발레시어터는 전반적으로 매해 다른 버전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선사하며 위 두개의 발레단과 차별성을 두고 있는데 그 예로, 어린이들을 1막만 등장시키는 다른 국내 버전과 달리 2막에서는 요정 등으로 재등장시키는 등의 차별화를 볼 수 있다.
프티파의 대본을 토대로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색을 덧입힌 국립발레단의 버전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클라라’라는 이름대신 ‘마리’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프로그램에는 등장인물들의 직업까지 명시되어있을 만큼 세심하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작품은 바이노넨의 대본을 기초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레그 비노그라도프의 안무를 간간이 섞고 동화적이고 화려한 무대가 특징적이어서 오히려 이들 작품보다 국립발레단의 작품이 더욱 현실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국립발레단 버전에서는 1막에 어린 마리를, 2막에는 호두까기 인형과 결혼하는 마리를 위해 연령을 구별해 순진함과 원숙미를 동시에 보여준다. 호두까기 인형 역시 변신하기 전 인형의 상태를 소품으로 처리하지 않고 어린이 단원이 역할을 맡고, 변신 후에는 성인 무용수로 설정하여 2막에서 호두까기 인형과 마리의 결혼식 장면으로 이어진다. 유니버설발레단의 경우, 좀 더 화려한 무대세트 및 영상효과와 더불어 클라라를 소녀 이미지로 일관시켜 그녀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때문에 나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수석 무용수의 연기력이 관건이다. 어린 클라라의 환상은 화려한 무대 세트가 십분 표현하고 있다.
볼쇼이 발레(국립 발레단)와 키로프 발레(유니버설 발레단)의 양대 산맥을 따르는 두개의 국내 발레 단체 사이에서 서울발레시어터는 차별화된 안무와 기획으로 또 다른 색의 <호두까기 인형>을 연출한다. 서울발레시어터는 2005년 12월에 이미 한국적 색깔로 차별화시킨 <호두까기 인형>으로 관심을 모은 바 있는데, 부유한 클라라 대신 심장병을 앓고 있는 남동생을 돌봐야 하는 소녀가장을 등장시켜 쥐 대신 바퀴벌레 군단과 싸우게 하고 2막의 요정의 나라에서는 천국에 있는 엄마, 아빠와 재회하고 희망의 크리스마스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올해 이들의 '호두까기 인형'은 클래식 형식으로 회귀했는데, 그렇다고 특정 발레 형식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서울발레시어터는 전반적으로 매해 다른 버전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선사하며 위 두개의 발레단과 차별성을 두고 있는데 그 예로, 어린이들을 1막만 등장시키는 다른 국내 버전과 달리 2막에서는 요정 등으로 재등장시키는 등의 차별화를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1막과 2막의 이분법이 극명하다. 어린이 단원들이 담당하는 1막에서는 주로 마임에 의해 스토리가 전개되고 2막에서는 스토리가 거의 없고 디베르티스망으로만 이루어지는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이 1막에서 끝막까지 종횡 무진하는 여타의 클래식 발레 작품들과 비교해 볼 때, 주역 무용수의 활동은 심히 적다고 말할 수 있다. 등장부터가 요란하면서도 신비해서 주인공이지 싶었던 드로셀마이어는 갈수록 그 존재감이 감소된다.
클라라의 캐릭터가 어린이라는 점도 독특하다. 클라라와 호두까기 인형의 춤은 거의 볼 수 없고 2막에서는 줄곧 요정들의 춤을 감상하는 것으로 처리하다 감상이 끝나면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종결부분을 좀 더 느긋하게 연출하는 것도 난해한 숙제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러한 미완의 요소 때문인지 이 작품을 재해석하려는 안무가들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제 '호두까기 인형'는 독특한 해석의 묘미가 없다면 그 이상의 의미가 없는 작품이 되어버렸다.
클라라의 캐릭터가 어린이라는 점도 독특하다. 클라라와 호두까기 인형의 춤은 거의 볼 수 없고 2막에서는 줄곧 요정들의 춤을 감상하는 것으로 처리하다 감상이 끝나면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종결부분을 좀 더 느긋하게 연출하는 것도 난해한 숙제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러한 미완의 요소 때문인지 이 작품을 재해석하려는 안무가들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제 '호두까기 인형'는 독특한 해석의 묘미가 없다면 그 이상의 의미가 없는 작품이 되어버렸다.
- 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