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예술혼… 그 할아버지에 그 손자

  • 김성현 기자

입력 : 2009.12.17 03:14

피천득 선생 외손자 스테판 재키브, 국내 첫 바이올린 리사이틀

수필가 피천득(1910~2007) 선생의 외손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재키브(Stefan Jackiw·24)가 데뷔 음반을 내고 국내 첫 리사이틀을 갖는다. 그는 최근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3곡)을 음반사 소니 클래시컬을 통해 발표했다. 재키브는 지난 15일 서울 한남동 일신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외조부와의 사연을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외할아버지는 문인(文人)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제게는 셰익스피어와 시(詩)를 읽어주시고, 카라얀과 번스타인의 음악을 들려주시며, 함께 체스를 두었던 따뜻한 분으로 남아 있어요. 어릴 적부터 해마다 외조부를 뵙기 위해 몇 달씩 한국에서 지냈기 때문에 제게는 '두 번째 고향'과 같죠."

수필가 피천득 선생의 외손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재키브./뉴시스

재키브가 2006년 서울시향과 협연할 때에도 당시 96세의 피천득 선생은 예술의전당을 찾았다. 그는 "한국에서 첫 오케스트라 협연이 외할아버지에게는 마지막 무대가 되었다"고 기억했다.

재키브는 하버드대학과 뉴잉글랜드음악원을 졸업하고, 2002년 미국에서 활동하는 젊은 유망주들에게 주는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Avery Fisher Career Grant)' 상을 수상했다. 하버드대 재학 시절 심리학과 음악이론을 전공했던 그는 "학문만이 아니라 문학과 영화·여행 등 다양한 경험이 음악을 폭넓게 바라보고 해석하는 데 많은 영향을 준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스테판 재키브 바이올린 리사이틀, 17일 오후 8시 서울 구로아트밸리, 18일 예술의전당, 1577-5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