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을 녹이는 달콤한 멜로디

  • 박돈규 기자

입력 : 2009.12.10 03:15

"영화 속 연인처럼…♪ 소설 속 사랑처럼…♬"
연말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네 가지 '러브 테마'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은 로맨틱 코미디의 계절이다. 서울의 공연장에는 《금발이 너무해》《김종욱 찾기》《달콤한 나의 도시》《아이 러브 유》《웨딩 싱어》《점점(占占)》《헤어스프레이》 등 새콤달콤 사랑에 집중하는 코미디가 10편이 넘는다. 첫사랑에 빠지고, 헤어지고, 의심하고, 돌진하고…. 노래를 중심으로 연말 로맨틱 코미디의 네 풍경을 가려 뽑았다.

〈종욱과 나라의 러브 테마〉

1300회 공연을 넘긴 히트작 《김종욱 찾기》(작곡 김혜성)에 등장하는 곡이다. 인도 여행지에서 만난 김종욱과 여주인공이 둘만의 밤을 맞이할 때 이 이중창을 부른다. 김종욱이 "그대를 만난 건 행운이야/ …어두워져야 빛나는 별처럼/ 나 밤을 기다려"라고 노래하면 여주인공은 "그대를 만난 게 운명일까요/ …밝아지면 사라질 이슬처럼/ 나 아침이 두려워"로 받는다. 끝은 둘이 함께 부르는 "사랑해요~"다.

소심한 A형 남자와 변덕스러운 B형 여자의 사랑 이야기다. 여주인공이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에 "첫사랑 김종욱을 찾아달라"고 의뢰하며 시작된다. 다역(多役) 연기가 재미있다.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계속 공연. (02)501-7888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둘이서 손잡고〉를 부르는 에녹·이정미(왼쪽부터)./오디뮤지컬컴퍼니 제공
〈둘이서 손잡고〉

《달콤한 나의 도시》(작곡 박세준)의 서른한 살 도시 여성 오은수가 남자 친구 태오와 부르는 노래다. 이 순간 벌집 같던 무대가 거대한 스크린으로 바뀌고 푸른 잎들이 떨어진다. 사랑의 시작부터 이별을 예고하는 것 같다.

〈둘이서 손잡고〉는 "영화 속 그 연인들처럼/ 소설 속 그 사랑처럼/ 둘이서 손잡고 함께~"로 흐른다. 그러나 "머리 속에 가득차게 떠오르는 두려움/ 마음 속에 가쁜 설레임"이라는 노랫말처럼 은수의 심정은 복잡하다.

40만부가 팔린 정이현의 소설이 원작으로 드라마에 이어 뮤지컬로 변신했다. 완성되지 않은 모호한 연출이 아쉽다. 12월 3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 1544-1555

최근 1000회를 돌파한 뮤지컬《아이 러브 유》./클립서비스 제공

〈사랑해, 넌 완벽해, 그래도 아쉬워〉

40만명의 사랑을 받은 《아이 러브 유》의 엔딩곡이다. 다시 사랑에 빠지지만 그 마음을 의심하는 심리를 경쾌한 리듬에 담았다.

"또 이렇게 나 또 여기에/ 상처 입고 또 줄 걸 알면서/ 또다시 마음의 문을 여네"로 출발한 노래는 "사랑해 그대는 완벽해/ 그래도 난 아쉬워"를 되풀이하며 극적인 망설임을 들려준다.

《아이 러브 유》는 오늘 소개팅도 꽝이면 어쩌나 하는 조바심, 뻔한 데이트는 건너뛰고 "그냥 자러 가죠?" 말해버리고 싶은 충동, 언제 들통날까 걱정스러운 내숭, "그만 헤어지자"는 벼락 통보 등 남녀관계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두루 건드린다. 웃음의 타이밍이 좋다. 내년 3월까지 아트원씨어터. (02)501-7888

〈멈출 수 없어〉

《헤어스프레이》의 엔딩 장면은 주인공들의 몸집보다 넉넉하다. 합창과 춤으로 번져나가는 이 노래는 중독성이 강하다. "멈출 수 없어/ 지구가 뱅글뱅글 도는 것도/ 아니 어쩜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우리 두 사람의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넌 멈출 수 없어~"

1980년대 B급 컬트영화에서 뻗어나온 뮤지컬이다. 몇몇 배우의 연기와 노래가 거칠지만 헤어스프레이로 머리를 말아올릴 때 흘러나올 법한 흥얼거림이 있다. 내년 2월까지 한전아트센터.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