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 꼬리표 떼기 쉽지 않네요"

  • 김성현 기자

입력 : 2009.12.08 05:16

사라 장, 10년 만에 내한 공연… 11일부터 전국투어

"8세 때야 '신동(神童)'소리 듣는 게 도움이 될지 몰라도, 28세가 되면 더 이상 그렇지 않아요. 그 딱지를 떼려고 노력했지만, 잘 없어지지 않네요."

10년 만에 내한 리사이틀을 갖는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장영주)이 7일 간담회에서 그간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는 4세 때 바이올린을 시작해 이듬해 필라델피아 지역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가졌으며, 9세 때 뉴욕 필의 신년음악회로 공식 데뷔한 영재 출신 연주자다.

사라 장은 "주변에서 음악적 동료로 보아주기 바랄 때조차 '신동' 딱지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고 결국은 절반쯤 포기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11일부터 동료 피아니스트 앤드루 폰 오이엔(왼쪽)과 내한 리사이틀을 갖는 바이올리 니스트 사라 장은“학창 시절부터 같이 실내악을 즐겨 연주하기는 했지만, 실은 술친구로 더욱 친하다”며 활짝 웃었다./뉴시스

사라 장은 베를린 필하모닉이나 빈 필하모닉과 즐겨 협연하며,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 내한 때도 언제나 '협연 1순위'로 꼽힌다. 하지만 정작 피아노에 맞춰 연주하는 리사이틀은 한국에서 10년 만에 열린다. 그는 "무대에 섰을 때 단순한 반주자가 아니라 동등한 이중주를 펼칠 수 있는 강한 피아니스트를 찾았지만 쉽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달 11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16·28일)을 비롯해 전국 10개 도시에서 열리는 리사이틀에서는 미국 줄리아드 음대 재학 시절 동문인 앤드루 폰 오이엔(von Oeyen)이 피아노 연주를 맡는다. 사라 장은 "학교 다닐 적부터 연주보다 함께 술자리를 더 자주 했던 친구"라며 "한식과 쇼핑을 좋아해서 음악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호흡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사라 장이 직접 세계 초연했던, 그리스계 미국 작곡가 크리스토퍼 테오파니디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2악장을 편곡한 '판타지(Fantasy)'를 한국 초연한다. 사라 장은 "작곡가가 딸이 태어난 바로 다음 날부터 써 나갔기 때문에 부드럽고 서정적이면서도 솔직함으로 가득하다. 나도 1년 반 동안 작곡가와 함께 상의했기 때문에 꼭 내 작품 같다"며 웃었다. 사라 장은 이번 리사이틀에서 브람스와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도 함께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