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11.18 05:46 | 수정 : 2009.11.18 08:45
방일영 국악상 시상식… 민속음악 연구자 이보형 선생 수상
흥겨운 국악 잔치는 시상식이 열리기 전부터 시작됐다.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사 편집동 7층에서 열린 제16회 방일영 국악상 시상식에 앞서, 수상자인 민속음악 연구자 이보형(李輔亨·74) 선생이 평생 모아온 자료를 시상식장 입구에서 전시하고 있었다.
자칫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수많은 옛 음반들은 낡은 유성기를 통해 지금도 구수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굿 음악과 퉁소 가락, 남도 무속 음악과 불교 음악 등 선생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수집하고 기록했던 우리 소리들이 음반으로 전시됐다. 선생이 꾹꾹 눌러쓴 수첩과 녹음기, 버리지 않고 정성껏 모아놓은 자료집과 악기까지 〈이보형 소장 국악 자료전〉은 지난 반세기 한국 민속음악 연구의 '산 역사'이기도 했다.
이보형 선생은 1960년대부터 200여 편의 논문을 왕성하게 발표하면서도 정작 논문집 한 번 엮어서 펴내지 않았다. 1970년대 문화재연구소 전문위원으로 민속음악 자료들을 발굴했으면서도 한국고음반연구회 회장 외에는 별다른 상이나 자리 욕심을 내지 않았다. 이날도 그는 국악은 높이고, 스스로를 낮추는 겸손함으로 소감을 대신했다. 이 선생은 "언제나 벼랑 끝에서 바람에 흔들리며 몸을 가누는 위태로운 일이었다. 하지만 힘이 모자라서 영원히 놓쳐버린 명인 명창들의 소리를 생각하면 항상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자칫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수많은 옛 음반들은 낡은 유성기를 통해 지금도 구수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굿 음악과 퉁소 가락, 남도 무속 음악과 불교 음악 등 선생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수집하고 기록했던 우리 소리들이 음반으로 전시됐다. 선생이 꾹꾹 눌러쓴 수첩과 녹음기, 버리지 않고 정성껏 모아놓은 자료집과 악기까지 〈이보형 소장 국악 자료전〉은 지난 반세기 한국 민속음악 연구의 '산 역사'이기도 했다.
이보형 선생은 1960년대부터 200여 편의 논문을 왕성하게 발표하면서도 정작 논문집 한 번 엮어서 펴내지 않았다. 1970년대 문화재연구소 전문위원으로 민속음악 자료들을 발굴했으면서도 한국고음반연구회 회장 외에는 별다른 상이나 자리 욕심을 내지 않았다. 이날도 그는 국악은 높이고, 스스로를 낮추는 겸손함으로 소감을 대신했다. 이 선생은 "언제나 벼랑 끝에서 바람에 흔들리며 몸을 가누는 위태로운 일이었다. 하지만 힘이 모자라서 영원히 놓쳐버린 명인 명창들의 소리를 생각하면 항상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박일훈 국립국악원장은 축사에서 "이보형 선생은 우리 국악의 역사 가운데 기록되지 않았던 향토민요와 민속예술의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립했다"며 "교통마저 불편했던 시절에 전국을 걷고 또 걸으며 조사하여 우리 민속음악을 학술적으로 정립한 일은 참으로 위업"이라고 말했다.
사회를 맡은 최종민 동국대 겸임교수가 "방일영 국악상 시상식의 전통에 따라 상패는 이보형 선생께 전달하고, 상금(5000만원)과 꽃다발은 부인 김병림(63) 여사께 드립니다"라고 말하자, 객석에서 웃음꽃이 따라서 피었다.
이날 시상식에는 무형문화재 '배뱅이굿' 보유자 이은관 선생,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 경기민요 보유자 이은주 명창, 판소리 고법(鼓法) 보유자 정철호 명인 등 역대 방일영 국악상 수상자와 함께 심사위원장인 박범훈 중앙대 총장, 심사위원인 송방송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재숙 한양대 석좌교수, 김영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참석했다. 한명희 전 국립국악원장, 권오성 한국국악학회 고문, 무형문화재 판소리 '적벽가' 보유자 송순섭 명창, 황준연 서울대 교수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조선일보 방우영 명예회장, 방상훈 사장, 김문순 발행인과 방일영문화재단 조연흥 이사장, 윤주영·안병훈 전 이사장, 이종식·김용원 이사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